한국 산업을 이끄는 제조업이 지난해 4분기 시황과 매출에서 내림세를 막으며 분전했지만, 올해 1분기 전망은 여전히 어두웠다. 특히 반도체는 지난해부터 좋지 않은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물가 상승과 국제 금융 긴축으로 인해 제조업에 미칠 영향이 커져 시황과 매출에서 불안한 모습을 이어갈 전망이다.
15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제조업은 시황과 매출에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BSI가 200에 가까울수록 지난 분기보다 개선됐고, 0에 근접할수록 악화했다는 걸 의미하는데 시황은 지난해 3분기와 같은 86, 매출은 88을 기록하며 소폭 상승했다.
다만 매출과 시황 모두 100을 넘지 못하며 분위기가 좋진 못했다. 여기에 수출은 지난해 3분기보다 하락했고, 설비투자와 고용도 100을 넘지 못하고 각각 97과 99에 머물렀다.
올해 전망도 어둡다. 시황과 매출 전망은 3분기 연속 동반 내림세다. 시황은 92에서 87로, 매출은 95에서 88로 줄었다. 내수와 수출 전망치도 88과 92로, 3분기 연속 내렸다. 고용은 100을 기록하며 소폭 상승했다.
특히 반도체는 지난해 4분기 77에 머무르며 그 전 분기보다 무려 15나 하락했다. 올해 전망에서도 반도체는 80에 머물렀다. 반도체는 지난해 2분기 98을 기록한 후 3분기 83, 4분기 77로 계속 내림세다.
그밖에 바이오와 헬스가 100을 넘겼지만, 반도체와 자동차, 이차전지 등 다수 업종에서 100을 넘지 못했다. 자동차와 정유 등 주요 업종도 100을 넘지 못했다.
유형별로는 지난해 4분기 신산업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100을 밑돌았다. 특히 ICT가 80으로 크게 내림세를 보였다. 2020년 2분기 이후 최저치다. 올해 1분기 전망으로는 대형업체 등 모든 유형에서 100을 넘지 못했고, ICT는 역시 83으로 좋지 않은 전망을 보였다.
제조업 전망이 어두운 이유는 국제적인 금융 긴축과 물가 상승 여파다. 이로 인해 부정적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연구원은 "국내 제조업의 올해 연간 매출 전망 BSI는 93에 그치는 등 2019년 업종 개편 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부정적 우려감을 반영했다"며 "반도체와 철강, 섬유 등 다수 업종이 100을 밑돌아 부정적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2일부터 30일까지 이뤄졌으며 1500개의 제조업체가 직접 응답했다. 시황과 경영 실적, 경영 활동, 외부 여건 등을 조사했으며 항목별 응답 결과는 0~200의 범위에서 지수로 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