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도쿄도 CPI, 40년래 최고치...실질 임금 하락
다른 기업들도 임금 인상 동참할 수도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 모회사인 패스트리테일링이 일본 정규직 직원들의 임금을 최대 40% 끌어올린다는 방침을 내놨다.
11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패스트리테일링은 이날 성명을 내고 매장뿐만 아니라 본사 직원들의 연봉을 최대 40% 인상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패스트리테일링이 일본에서 고용하고 있는 인력은 8400명 정도다.
회사는 "앞으로 직원의 새로운 보수는 업무 성과와 회사에 대한 기여도를 기준으로 전 세계적으로 조정된 등급 기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패스트리테일링 정규직 직원의 연평균 급여는 959만 엔으로 일본 소매업체 중에서는 많은 편이지만, 종합상사나 외국계 기업보다는 적다.
이번 결정에 따라 대졸 신입사원 월급은 종전 25만5000엔(약 240만 원)에서 30만 엔으로, 신임 점장의 월급은 29만 엔에서 39만 엔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파트타임 근로자의 시급도 이미 인상한 상태다. 이번 임금 인상으로 패스트리테일링의 일본 내 인건비는 약 1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이번 임금 인상이 생산성 향상을 통해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패스트리테일링의 이번 전면적인 임금인상은 2000년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2020년 일부 직종에 대한 초임을 인상하고, 지난해 9월 일본 파트타임 근로자의 시급을 평균 20% 인상하는 등 부분 인상을 하기는 했지만, 이처럼 대대적으로 임금 인상은 없었다.
블룸버그통신은 패스트리테일링의 이번 결정이 일본의 인플레이션이 수십 년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는 상황에서 나왔다고 지적했다.
일본 도쿄도의 지난해 12월 신선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4.0% 올랐다. 도쿄도 근원 CPI가 4%를 기록한 것은 1982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은행(BOJ)이 지난해 시장의 예상과 달리 금융완화 정책 조정에 나서면서 사실상 실질 임금이 더욱 쪼그라들게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재계에 임금 인상을 촉구에 나서기도 했다.
닛케이는 패스트리테일링을 기점으로 국제적 경쟁력 제고를 노리는 기업들이 인재 확보를 위해 대폭적인 임금 인상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