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이 기존의 자유무역협정(FTA) 체제를 벗어나 공급망 등 새로운 통상 협력을 더한 경제협력 방식의 FTA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FTA를 맺지 못한 국가와는 무역과 투자, 공급망 협력체인 TIPF 체결을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11일 안 본부장은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6차 통상교섭민간자문위원회에서 "전 세계적 보호무역주의와 자국 우선주의 확산 등으로 수출 중심의 개방경제를 지향해온 한국은 녹록지 않은 통상 환경이 앞으로 지속할 것"이라며 새로운 통상정책 목표를 제시했다.
먼저 무역·투자·에너지·공급망 등을 협력하기 위한 TIPF를 2023년까지 20개 이상 국가와 체결할 예정이다. 최근 국제 관계가 급변하는 만큼, FTA 기반의 협력이 어려운 국가와 새로운 통상협력을 진행하기 위함이다.
기존 FTA 방향도 바꾼다. 시장 개방 중심에서 새로운 통상 분야 협력이 더해진 EPA 방식으로 추진한다. 10개 이상 국가와 올해 안에 새로운 FTA 타결을 목표로 한다.
IPEF 참여와 CPTPP, RCEP 가입 추진을 통해 새로운 통상규범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올해 1분기 중엔 DEPA 가입 협상을 타결하고, TESSD 등을 활용해 친환경 무역 관리도 나선다.
첨단업종에 대한 외국인 투자, 기술, 인력이 모이는 국제 산업 환경도 만들 계획이다. 현금 지원 강화와 기술 협력, 산업인력 교류 확대 등이 그 예다. 국내 규제 역시 국제 규범에 맞도록 바꾼다.
안 본부장은 "어려운 통상환경 속에서 기업의 새로운 수출 시장을 개척하고 국내 산업에 유리한 통상환경을 먼저 조성하는 통상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회의를 주재한 정인교 위원장은 "현재 경제 안보 리스크를 관리하고 대응하는 데에 통상정책, 협상의 중요성이 커졌다"며 "오늘 발표한 통상비전 실현으로 우리의 경제 안보를 더 튼실히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