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에서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면적 아파트 인기가 줄고 있다. 매매 시장에서는 소형면적 아파트값이 크게 하락하고 있고, 분양 시장에서는 마감에 실패하고 있다. 소형면적 아파트는 주로 자금 및 가구원이 적은 2030세대 수요가 많은데 최근 이들의 거래 행보가 줄면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5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울 기준 전용 ‘40㎡ 초과~60㎡ 이하’ 아파트값은 전달 대비 2.57% 하락했다. 이는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하고 있는 6개 규모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이다.
서울 지역 해당 규모 아파트값은 지난해 6월 전달 대비 0.12% 떨어지면서 하락 반전한 뒤 △7월 –0.31% △8월 -0.62% △9월 –0.96% △10월 –1.69% △11월 –2.57% 등 7개월 연속 내림세가 커지고 있다. 이보다 더 작은 전용 40㎡이하 초소형 아파트값 역시 마찬가지다. 해당 규모 아파트값은 지난해 5월 –0.29% 떨어진 이래 7개월 연속 떨어지고 있다.
분양 시장에서는 소형평형 타입의 경우 마감에 줄줄이 실패하고 있다.
지난 주 나온 서울 성북구 장위동 ‘장위자이 레디언트’ 무순위 청약 입주자모집공고에 따르면 미계약 물량 537가구 가운데 전용 60㎡ 이하 소형평형 물량은 100가구로 집계됐다. 앞서 이 단지는 지난달 청약을 진행한 결과 전용 49㎡(B·C·D·E) 네 타입 모두 예비입주자 500%(경쟁률 5대 1 이상) 요건을 채우지 못하면서 마감에 실패했다.
비슷한 시기에 분양한 또 다른 단지인 ‘올림픽파크 포레온’에서도 전용 39㎡A형과 49㎡A형에서 청약 경쟁률이 1점대에 그치면서 2순위 이후에도 마감에 실패했다.
특히 전용 49㎡A형의 경우 최저 당첨가점은 20점으로, 전체 16개 타입 가운데 가장 낮았다. 청약 가점 20점은 무주택 1인 가구가 청약통장 가입 기간을 4~5년 정도 유지했으면 만족할 수 있는 점수다. 사실상 30대 이하 청년들도 쉽게 당첨될 수 있었던 셈이다. 이 타입 이외에도 전용 49㎡ D형과 E형 역시 최저가점이 각각 22점, 24점으로 낮았다.
이러한 소형평형 아파트 시장 부진은 최근 2030세대의 부동산 거래 감소와 무관하지 않다. 2021년 부동산 시장 상승기 당시 이른바 ‘영끌족’으로 등장했던 이들은 최근 집값 하락세 심화, 고금리 인상 기조 등 하방압력이 커지면서 위축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기준 30대 이하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2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거래량 919건 대비 75% 감소한 수치다. 30대 이하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5월 886건 이후 6개월 연속 줄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금은 투자 대비 차액에 대한 기대심리 내지는 이자에 대한 고금리 부담이 커지면서 2030세대가 무리하게 집을 사려는 것보다는 임대차에 머무는 패턴들이 늘어났다”며 “아직도 조정세가 이어지는 만큼 단기에 과거처럼 분위기가 역전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