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을 이용해 후원금 6억원을 가로챈 커플에게 징역형이 구형됐다.
6일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민성철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사기,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전직 택배기사 A씨(34)와 여자친구 B씨(38)에 대해 검찰이 각각 징역 5년과 7년을 구형했다.
또한 경찰 조사에서 범죄 주범으로 지목된 B씨의 도주를 도운 지인 C씨(33)에게는 징역 1년을, D씨(37)에게는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반려견에 대해 선량한 마음을 이용해 1만여 명이 넘는 피해자들로부터 6억 원이 넘는 금액을 편취했다”라며 “B씨는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하고 도주하기까지 했다”라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B씨는 구속 도중 수술을 이유로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했지만, 수술을 받지 않은 채 도피했다. B씨의 지인인 C씨와 D씨는 도피를 돕고 유심칩 개설 및 제3자 명의의 계좌를 제공한 혐의 등을 받는다.
최후진술에서 A씨는 “많은 분께 피해를 입히고 (범행을) 묵인한 점을 반성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B씨는 “누구보다 A씨와 경태를 사랑했다. 둘이 잘못되는 걸 원하지 않았다”라며 “피해자분들에게 죄송하고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택배기사로 일하던 A씨는 2020년 유기견 ‘경태’를 차량에 태우고 다니며 유명세를 탔다. ‘경태 아부지’라고 불리며 SNS를 개설한 뒤에는 ‘태희’라는 또 다른 유기견을 입양하기도 했다.
그러나 A씨는 지난해 반려견 치료비 명목으로 SNS를 통해 기부금을 모으기 시작했고, 얼마 뒤 그가 DM(다이렉트 메시지)를 통해 돈을 빌리고 다녔다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A씨 뒤에 여자친구 B씨가 있다는 사실도 알려지며 충격을 안겼다.
이렇게 모은 기부금 및 빌리 돈 등 피해액은 약 6억1070만 원이었다. 이는 대부분 도박이나 빚을 갚는데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두 반려견은 이들이 구속된 뒤 방치되어 있다가 현재는 유기동물 보호센터에서 ‘똘이’와 ‘장군’이라는 이름으로 임시 보호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들의 1심 선고공판은 오는 27일 오후 2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