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뇌사자의 소장이 성공적으로 이식됐다. 소장이식은 지난 2004년 4월 9일 가톨릭대학교 이명덕 교수팀에 의해 국내 최초로 성공한 바 있으며, 이번 소장이식은 국내 최초로 뇌사자의 소장을 이용해 소장 전체(약 4m)를 이식하는데 성공한 경우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이명덕 교수(소아외과)팀은 지난해 12월 위장관 손상으로 인해 단장증후군 상태에 있던 한송희(22, 여, 경기도오산)씨에게 뇌사자의 소장을 이식했다. 한 씨는 손상에 의해 소장과 대장을 잃게 되었으며, 이로 인한 단장 증후군(소장이 짧아 영양분을 흡수하지 못하거나 부작용 발생)과 간부전 등으로 인해 많은 고통을 받고 있었다.
14시간에 걸친 수술을 통해 뇌사자의 소장전체(약 4m)와 대장일부(1/2)가 한 씨에게 성공적으로 이식되었다. 환자는 약 11주간의 입원치료기간 동안 상태가 좋아져 정맥영양요법을 중지하고 정상적인 식사가 가능해 지난 3월 19일 퇴원했다. 현재 환자의 건강상태는 매우 양호하며 외래 진료를 받고 있다.
소장 이식은 이식 편 내에 림프조직이 풍부하고 상피조직에 해당되어 거부 반응이 아주 강하며, 이식 장기가 대변에 노출되어 있는 만큼 감염관리가 특히 어렵다. 또한 이식 후 소장이 장운동에 따라서 계속 움직이는 등 고정적이지 않아 기술적으로도 어려움이 많은 이식분야다.
한편, 소장 이식 환자 중 일부에서는 창자가 없는 동안 줄어든 복강으로 인해 복강 내 공간이 부족하며, 이식 후 배를 닫으면 이식된 소장의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하여 이식의 실패율이 높다. 한 씨와 같이 소장, 대장이 전혀 없는 환자가 이에 해당된다.
이 교수팀은 이번 이식수술에서 세계 최초로 물 풍선을 이용해 복강내 공간을 확보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환자의 뱃속에 이식 수술 1년 전부터 물 풍선을 넣어 복강을 넓혔으며, 이를 통해 확보한 뱃속 공간에 4m에 달하는 소장 전체와 대장 일부를 무리 없이 뱃속에 집어넣을 수 있었다.
美 마이애미 대학과 같이 소장이식 선도 기관에서는 이러한 환자를 수술할 경우 소장이식을 복벽 이식과 함께 시행해 복강 용적을 크게 늘리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소장이식 후 배를 닫지 못하고 창자를 배 밖에 노출시킨 채 둘 수 밖에 없어 실패하게 된다. 하지만, 복벽 이식은 이식 후 거부반응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피부가 괴사하는 등의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이 교수팀의 ‘물 풍선을 통한 복강 확장술’은 이와 같은 부작용이 없으며 세계 최초로 시행돼 성공한 케이스다. .
한편,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이명덕 교수팀은 2004년 4월 국내 최초로 (성인)소장이식을 성공해 장기 이식 중 가장 어렵다는 소장 이식의 시대를 열었으며, 이후 2005년 7월에는 국내 최초로 소아(당시 3세,여) 소장이식을 성공했다. 한 씨를 포함해 서울성모병원의 소장이식환자는 지금까지 총 3명으로 3명 모두 이식 장기의 생존과 더불어 환자의 건강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드러났다.(입으로 음식을 먹으면서 영양주사 없이 생활하고 있음) 특히, 지난 4월 9일은 국내 첫 소장이식 환자가 5년 생존을 기념한 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