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 스타 수출 품목인 '딸기'가 수출 성공 신화를 써나가고 있다. 수입에 의존하던 품종의 국산화는 물론 체계적인 수출 조직을 구성해 "딸기하면 KOREA"라는 인식을 세계에 퍼뜨리고 있다.
딸기의 국산 품종 보급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는다. 불과 약 15년 전인 2005년까지만 해도 국산 품종 딸기 보급률은 9.2%에 불과했다. 일본 품종인 아키히메(장희), 레드펄(육보)가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당시 딸기 수출은 대부분 일본으로 이뤄졌는데, 일본의 자국농가 보호를 위한 검역강화 등 비관세 장벽, 일본 품종 재배에 따른 로열티 요구, 일본산 딸기의 생산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수출이 어려워지며 한때 400만 달러까지 수출액이 감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꾸준한 국내 품종 개발에 따른 성과로 국산 품종 비율은 2010년 61.1%를 넘겼고, 2015년 90%를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96.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성공의 시작은 2001년 충남농업기술원 논산딸기시험장에서 개발한 '매향', 2005년 충남농업기술원 딸기연구소의 '설향'이었다.
설향은 흰가루병에 강하고 과즙이 풍부해 농민과 소비자 모두 선호하는 품종으로 현재 딸기 생산 점유율 84.5%를 차지하고 있다. 매향은 당도와 경도, 저장성이 우수해 수출 주력 품종으로 자리 잡았다. 일본산 딸기가 진출해 있던 홍콩과 싱가포르 시장을 중심으로 저렴하지만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며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태국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로 수출국도 늘어갔다.
하지만 매향은 기형 발생률이나 재배의 까다로움, 적은 생산량 등이 단점으로 지목됐고, 이에 2016년에는 '금실'과 '킹스베리', 2017년에는 아리향 등이 수출용 품종으로 새롭게 등장했다.
현재 금실은 당도가 높고 열매가 단단해 수출이 가능한 품종으로 인기를 얻으며 수출 딸기의 49.2%를 차지하고 있다.
끊임없는 품종 개발로 딸기 수출도 크게 늘었다. 2020년 기준 딸기 수출량은 4823톤, 금액으로는 5374만7000 달러로, 2005년 440만6000 달러에서 15년 사이 12배가 증가했다.
수출 증가를 위한 노력들도 성과를 가져왔다. 2016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필리핀과 딸기 검역을 타결했고, 2019년에는 태국과 한국산 딸기의 수입 관세를 40%에서 5%로 낮추는 등 비관세 장벽 해소도 연이어 이뤄졌다.
또 2018년에는 전국단위 딸기 수출농가와 업체가 참여하는 딸기수출통합조직 농업회사법인 '케이베리(K-berry)'를 출범시킴으로써 고품질 딸기 수출의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2020년부터는 딸기를 포도와 함께 1억 달러 이상 수출이 유망한 스타품목으로 지정해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해외시장 판매확대를 위해 딸기 주 수출시기 현지 대형유통업체 판촉행사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2018년부터는 한국산 신선농산물 전용판매대인 'K-Fresh Zone' 사업을 시작해 2020년 기준 딸기 5대 수출국가인 홍콩, 싱가폴,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총 52개 매장에서 운영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이달 16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한국산 프리미엄 딸기 론칭 쇼'가 개최되며 현지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춘진 aT 사장은 "최근 베트남 딸기 수출이 작년보다 36% 이상 증가하는 등 현지에서의 인기가 대단하다"며 "공사는 앞으로도 안전하고 맛있는 고품질 K-딸기가 베트남 시장에 더욱 활발하게 유통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