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20년 비슷한 행정명령 내리기도
의회·주정부 차원서 틱톡 사용금지 조치 이어져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리들이 중국 정부가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 틱톡을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로 틱톡 미국 사업부를 매각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모회사 바이트댄스는 틱톡의 미국 내 사용 금지를 막기 위해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사위원회(CFIUS)를 중심으로 정부와 2년간 협상을 벌여왔다. 그러나 국방부와 법무부 관계자는 사용 금지보다 더 강경한 조치인 강제 매각을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회사와 분리돼야 근본적으로 안보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재무부는 강제 매각 대산 다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제 매각 결정이 자칫 소송으로 이어져 번복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CFIUS는 미국의 국익에 반하는 해외 기업들의 인수·합병(M&A)과 투자를 심의하는 기관으로, 대통령에게 특정 기업이나 사업부의 강제 매각을 권고할 수 있다.
틱톡은 미국에서 20~30대를 중심으로 1억 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인기 소셜미디어다. 전 세계 기준으로는 2020년 20억 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인기가 높아지는 만큼 미국 정부의 안보 우려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8월 미국인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중국 정부 손에 넘어갈 수 있다는 이유로 틱톡에 미국 사업부를 매각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바이든 현 대통령이 지난해 2월 취임하고 나서 틱톡에 대한 전임자의 행정명령을 무기한 중단시켰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틱톡의 안보 위협을 해결하기 위한 포괄적인 해결책을 내놓겠다고 약속했으나, 아직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틱톡은 중국 정부와 이용자 데이터를 절대 공유하지 않고 있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CFIUS와 미국 사용자 데이터를 보관하는 ‘틱톡 US 데이터시큐리티’라는 자회사를 만들어 검증된 소수 직원만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합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틱톡은 소속 직원들이 특정 언론인의 데이터에 부적절하게 접근한 것을 파악하고, 해당 직원을 해고하는 한편 관련 프로토콜을 강화했다고 밝혀 논란이 되기도 했다.
미국 의회나 주정부 차원에서 틱톡 사용금지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상·하원은 지난주 가결한 예산안에 연방정부 소유 기기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포함했다. 최소 14개 주(州)에서도 주정부 산하 기관 소유 기기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