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오더 3년②] 와인 끌고 위스키 밀고…엔데믹에도 ‘스마트오더’ 활황

입력 2022-12-23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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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의 시대를 지나 오프라인이 완전히 부활한 리오프닝(경제활동재개) 상황에서도 온라인 기반 '스마트오더'는 여전히 활황이다. 이유튼 코로나에 따른 거리두기 정책으로 비대면 거래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이 시기에 발맞춰 온라인 주류판매 관련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스마트오더 방식을 허용했다.

여기에 ‘홈술족’이 장작을 지폈다. ‘회장님 술’로 여겨지던 와인이 마트, 편의점 등 주요 채널에 대거 입점돼 대중적인 술로 떠오른 데 이어 ‘아재술’ 위스키 소비층에 젊은 밀레니얼 세대가 대거 유입되면서다. 편의점, 이머커스 등 관련 업계가 스마트오더 사업을 대거 강화하고 나선 이유다.

◇편의점·이커머스 등 스마트오더 사업 확장 ‘속도’

2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국세청이 주류 통신판매 규제를 일부 완화한 이래 유통업계는 꾸준히 스마트오더 사업을 확장해왔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 2020년 IT기술 발전에 따른 재화·서비스 분야의 구매방식 변화에 따라 주류 판매 관련 규제도 재고해야 한다는 각계의 건의가 있어 이를 허용했다. 스마트오더는 고객이 모바일 등을 통해 주문·결제한 상품을 매장에서 직접 인도하는 형태의 판매방식이다.

규제 빗장이 풀린 2020년 4월 이래 유통가는 앞다퉈 스마트오더 방식을 속속 도입했다. GS리테일의 ‘와인25+’(이하 와인25플러스), 편의점 CU의 ‘CU BAR’, 세븐일레븐의 ‘주류 예약주문 서비스’가 모두 이 시기에 시작됐다. 이마트24는 지난 2019년 ‘와인포인트’와 손잡고 O2O서비스를 진행해오다 자체 서비스 스마트오더(예약구매) 서비스를 지난해 10월 선보였다.

이커머스도 가세했다. 쓱닷컴은 이미 2019년 7월부터 이마트 상품 ‘스마트픽업’ 운영을 시작해 왔고, 주류법 개정 이후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주문·결제까지 전부 가능한 ‘매장픽업’을 선보이며 스마트오더 사업을 본격화 했다. 컬리도 올해 3월 커피숍 아티제와 협업해 와인픽업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어 최근에는 커피빈코리아에도 해당 서비스를 도입해 총 100여 곳의 점포에서 소비자와 접점을 늘리고 있다.

유통업계의 스마트오더 사업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GS리테일의 와인25플러스는 현재 6000여종의 위스키, 칵테일 주류, 와인, 전통주 등을 취급하고 있다. 2020년 7월 론칭한 이래 2021년 와인25플러스의 연간 매출은 전년대비 1300%, 올해 11월 기준으로는 128% 늘었다.

CU Bar는 활성 회원수가 올해 350만 명으로 지난해말과 비교해 100만 명 늘었다. 세븐일레븐의 스마트오더 이용건수도 올해(11월 기준) 전년동기대비 550% 늘었고, 이마트24 역시 올해(1~11월) 전년동기대비 88% 뛰었다.

업계는 주류 스마트오더 방식 허용 이후 고객 수는 물론 매출 저변이 확대됐다고 입을 모은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와인25플러스 론칭 이후 특별한 주류 소비를 원하는 애호가들이 편의점을 찾기 시작했다. 이런 수요 등에 힘입어 고가 상품을 중심으로 한 주류 매출이 퀀텀 성장하는 효과가 발생했다”라면서 "이용 고객과 매출이 성장하는 등 바잉, 셀링 파워가 늘면서 더욱 다양한 세계 유명 주류 도입이 활발해지는 등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컬리는 자사의 아이덴티티인 ‘큐레이션’ 역량이 한층 더 극대화됐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와인 상품별 상세페이지에서는 와인, 와이너리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확인할 수 있고 와인과 최적의 페어링을 제안하는 별도 페이지 ‘푸드 페어링’을 운영하고 있다”라면서 “해당 와인과 잘 어울릴 만한 요리들을 엄선해 제안하고 있다. 와인 셀프픽업 서비스로 음식과의 동반 성장으로 확장성을 노릴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와인25플러스. (사진제공=GS리테일)
▲와인25플러스. (사진제공=GS리테일)

업계는 향후에도 관련 사업 확장에 더욱 고삐를 당길 계획이다. 와인수입사 나라셀라는 최근 스마트오더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계열사 ‘와인원’을 설립했다. 와인원이 선보인 스마트오더 시스템 1KMWINE(이하 일킬로미터 와인)은 1㎞ 이내 가까운 거리에서 와인을 쉽고 빠르게 픽업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소비자가 위치한 지점으로부터 반경 1㎞ 내 와인을 쉽게 검색하고, 스마트 오더로 빠르게 와인 주문이 가능하다.

쓱닷컴은 원하는 와인재고를 온라인에서 예약하고, 결제와 픽업은 매장에서 하는 형태의 서비스를 지난 2019년 와인 1800여종 대상으로 시작한 이래 차근히 사업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주류법 개정 이후에는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온라인 판매를 본격화했고, 지난 10월에는 신세계L&B ‘와인앤모어’ 상품까지 들여오면서 취급 상품군이 전통주, 와인, 위스키를 포함해 총 3200여 종으로 대폭 늘었다.

CU Bar의 전망도 밝다. BGF리테일의 주류TFT 내 주류 담당 MD들이 해외 소싱부터 마케팅 계획 수립, 기획전 구성 등 상품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운영은 DX(Digital Experience)실 내 e-커머스팀에서 담당하고 있다. 앞서 BGF리테일은 최근 주류 시장이 크게 성장하는 것을 반영해 기존 음용식품팀에 속해 있던 주류 MD들을 모아 ‘곰표 밀맥주’로 유명한 이승택 MD를 팀장으로 선임하고 주류TFT를 신설했다.

BGF리테일 이승택 주류TFT장은 “곰표 맥주를 시작으로 편의점 주류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전략 카테고리로 적극 육성하고자 전담 부서를 가동하게 됐다”며 “CU가 편의점 주류 트렌드를 이끌 수 있도록 다양한 차별화 상품들을 출시하고 구매 편의를 도울 수 있는 CU bar 등을 더욱 고도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켓 CU. (사진제공=BGF리테일)
▲포켓 CU. (사진제공=BGF리테일)

◇와인 밀고 위스키 끌고... 수입액 나날이 증가

수제맥주 붐에 이어 와인, 위스키가 ‘대세 주류’로 자리잡으면서 주류 스마트오더 서비스와 성장세를 함께 했다. 실제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를 보면 와인 수입량은 코로나바이러스 발발 이전인 2019년 4만3495톤에서 2021년 5만4127톤, 올해(1~11월 기준) 6만4714톤으로 꾸준히 증가세다.

한때 주춤했던 위스키 시장 역시 최근 젊은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위스키에 탄산수를 타먹는 하이볼 문화, 싱글몰트 위스키가 유행하면서 성장 신호탄을 쏘아올리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위스키 수입량은 2019년 1만9836톤에서 올해(1~11월 기준) 2만4716톤으로 24%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와 비교해서는 약 58% 늘어난 수치다.

유통업게에 따르면 스마트오더 성장에 와인과 위스키 역할은 매우 크다. CU 관계자는 “오프라인 점포에서는 소주, 맥주가 전체 주류 판매액의 85%를 차지하며 매출을 견인하는 것과 달리 온라인 주류샵인 CU Bar에서는 전체 매출의 80% 가량이 양주와 와인에서 나오고 있다”며 “구매력이 높은 40~50대가 온라인 주류 구매에 본격적으로 가세하면서 올해 CU Bar 매출 및 이용 건수는 전년 동기대비 두 배 이상 성장했다”라고 말했다.

쓱닷컴 역시 전반적으로 와인 상품의 판매가 높은 편이나, 전통주와 양주의 매출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희소성 높은 고가의 와인이나 위스키, 국내 생산 위스키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680만 원에 달하는 주종이나, 초고가 한정판 프리미엄 상품은 출시와 동시에 완판을 기록할 정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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