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산타는 펩시콜라를 마시면 안된다?’…크리스마스의 오해와 진실

입력 2022-12-20 15:06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조현호 기자 hyunho@
▲조현호 기자 hyunho@

크리스마스가 닷새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본래 기독교 명절로 시작됐지만, 오늘날에는 종교와 관계없이 가족·연인과 함께 보내는 오붓한 휴일로 자리 잡았는데요. 그리스도교가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기 시작한 건 4세기 중엽에서 5세기 말 사이로 알려졌습니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크리스마스에 관한 오해와 진실도 많습니다. 크리스마스는 왜 하필 ‘크리스마스’일까요? 그리고 산타와 루돌프, 트리와 선물 꾸러미는 언제부터 크리스마스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된 걸까요?

고대 로마의 태양신 축제에서 시작된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는 예수의 탄생을 기리는 기독교 축일이지만, 사실 예수의 정확한 탄생일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성경에서도 정확한 예수 탄생 날을 기록하고 있지는 않죠. 이에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다양한 날에 예수의 탄생을 축하했다고 합니다. 12월 25일이 예수의 탄생일이 된 건 로마에서 동지(冬至)에 진행된 태양신 축제와 관련이 있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고대 로마에는 농경신인 사투르누스(Saturnus)과 태양신 미트라(Mitra)를 숭배하는 사투르날리아 축제가 있었습니다.

로마의 콘스탄티누스 황제(재위 306~337)는 이 풍습을 기독교 문화에 흡수시켜 예수 탄생을 기념하는 날로 삼았습니다. 이후 로마 주교 율리오 1세(재위 337~352) 때 본격적으로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며 문화가 정착됐죠.

크리스마스가 그리스도교의 기념일이라는 건 이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크리스마스는 라틴어 ‘크리스투스(christus)’와 ‘마사(massa)’의 합성어인데요. 이때 ‘크리스투스’와 ‘마사’는 각각 ‘구원자’와 ‘모임’을 뜻합니다.

기독교가 한국에 전파될 때 이 단어들은 ‘그리스도’와 ‘미사’로 번역되었죠. 직역하자면 ‘그리스도(예수)의 예배’라는 뜻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영미권에서는 크리스마스를 ‘X-MAS’라고 쓰기도 하는데요. 이때 ‘X’는 그리스도를 그리스어로 표기한 크리스토스(XPIΣTOΣ)의 첫 글자에서 따왔습니다.

전날인 24일도 크리스마스 이브로 기념하는 건 초기 그리스도교에서 하루를 전날 일몰부터 다음 날 일몰까지로 쳤기 때문입니다. 당시 24일 저녁부터 25일 저녁까지 예수의 탄생을 축하했던 풍습이 오늘날까지 이어진 결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성 니콜라스와 산타클로스로 분장한 남성들(AP 뉴시스)
▲성 니콜라스와 산타클로스로 분장한 남성들(AP 뉴시스)

아이와 가난한 이들의 성인이 코카콜라를 거쳐 산타 클로스가 되기까지

크리스마스 밤 착한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고 간다고 알려진 산타와 루돌프도 크리스마스 하면 빼놓을 수 없습니다. 산타 클로스는 4세기 소아시아 지방 리키아(지금의 터키)의 항구 도시 파타라(Patara) 출신 성 니콜라스(Saint Nicholas)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는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일찍 부모를 여의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막대한 재산을 사용했습니다. 성 니콜라스는 이러한 선행으로 아이들과 가난한 이들의 수호성인으로 추대받았습니다.

성 니콜라스는 라틴어로 상투스 니콜라우스(Santus Nicolaus)라고 씁니다. 이를 네덜란드에서는 신터클라스(SinterKlaas)로 표기했던 것이 오늘날 산타클로스(Santa Claus)의 어원이 되었다고 합니다.

성 니콜라스가 어려운 이웃을 몰래 돕기 위해 굴뚝으로 금화 주머니를 던졌는데, 그것이 우연히 이웃이 화롯가에 걸어둔 양말 속으로 들어갔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여기서 산타클로스가 굴뚝을 통해 선물을 전한다는 이야기가 퍼지게 되었고 합니다. 이후 유럽에서는 수호성인 성 니콜라스의 축일인 12월 6일께 가난한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풍습이 생겨났죠.

하지만 빨간 옷을 입은 인자한 할아버지의 모습은 그로부터 한참이 지나 정착됐습니다. 현재의 산타 이미지는 정치풍자 만화가 토마스 네스트가 1881년 ‘하퍼스 위클리’지에 실은 만화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습니다. 네스트의 그림에는 둥그런 몸매에 흰 수염이 수북한 산타가 털 달린 빨간 옷을 입고 자루를 들고 있습니다.

이 그림은 1931년 코카콜라 광고 속 산타 클로스에 영향을 줬습니다. 미국 화가 해던 선드블롬이 그린 코카콜라 광고 속 산타 클로스는 이후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지게 됩니다.

산타 썰매를 끄는 빨간 코 루돌프는 1939년 미국 카피라이터 로버트 메이의 책에서 처음 등장했습니다. 시(詩)에서 루돌프는 다른 사슴에 비해 작고 어리지만 빨간 코가 있다고 묘사됩니다. 이러한 특징을 살려 순록들을 이끄는 역할을 담당하죠.

▲지난달부터 서울광장에 설치된 크리스마스 트리 조현호 기자 hyunho@
▲지난달부터 서울광장에 설치된 크리스마스 트리 조현호 기자 hyunho@

게르만족? 고대 로마? 중세 연극?…트리 유래에 대한 가설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백화점 등 상가와 가정집에서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하곤 합니다. 크리스마스 트리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설이 존재하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건 8세기경 독일에서 선교 활동을 한 성 보니파티우스의 행적에서 시작되었다는 가설입니다.

보니파티우스는 선교 중 게르만족이 해마다 숲의 전나무에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야만적 풍습을 이어가는 걸 보고 나무를 베어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나무를 베어내 재앙이 닥칠 것을 두려워했지만 이듬해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죠.

이에 감복한 사람들은 나무를 둘러싸고 감사를 드렸는데요. 나무에 모여 예배를 모이던 관습이 발전해 오늘날 크리스마스 트리가 되었다는 게 첫 번째 가설입니다.

이외에도 고대 로마인들이 동지를 기념해 상록수 가지를 집에 장식하던 것에서 비롯됐다는 설, 독일 종교 개혁자 마틴 루터가 나무에 별과 촛불을 장식했던 것에서 시작되었다는 설, 중세 독일의 신비주의 연극에서 사용되던 나무를 집안으로 들여와 꾸미던 데서 시작됐다는 설 등 다양한 추측이 존재합니다.

트리를 꾸미던 문화는 19세기 초 독일에서 북유럽 국가들로 전파되었습니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공공장소에 장식하게 된 건 독일계 이주민들이 19세기 초 미국에 건너간 이후 시작됐죠. 우리나라에도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미국 개신교 선교사들이 트리 문화를 알렸습니다. 오늘날에는 크리스마스 한 달 전부터 주요 공공장소나 백화점 로비, 상점에서 트리에 불을 밝힌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20년 째 공회전' 허울 뿐인 아시아 금융허브의 꿈 [외국 금융사 脫코리아]
  • 단독 "한 번 뗄 때마다 수 백만원 수령 가능" 가짜 용종 보험사기 기승
  • 8만 달러 터치한 비트코인, 연내 '10만 달러'도 넘보나 [Bit코인]
  • '11월 11일 빼빼로데이', 빼빼로 과자 선물 유래는?
  • 환자복도 없던 우즈베크에 ‘한국식 병원’ 우뚝…“사람 살리는 병원” [르포]
  • 100일 넘긴 배달앱 수수료 합의, 오늘이 최대 분수령
  • '누누티비'ㆍ'티비위키'ㆍ'오케이툰' 운영자 검거 성공
  • 수능 D-3 문답지 배부 시작...전국 85개 시험지구로
  • 오늘의 상승종목

  • 11.11 13:25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14,029,000
    • +6.26%
    • 이더리움
    • 4,449,000
    • +2.06%
    • 비트코인 캐시
    • 615,000
    • +3.97%
    • 리플
    • 828
    • +4.41%
    • 솔라나
    • 291,300
    • +3.96%
    • 에이다
    • 829
    • +8.79%
    • 이오스
    • 803
    • +11.84%
    • 트론
    • 231
    • +2.67%
    • 스텔라루멘
    • 157
    • +8.28%
    • 비트코인에스브이
    • 85,450
    • +6.55%
    • 체인링크
    • 19,860
    • +0.61%
    • 샌드박스
    • 419
    • +8.5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