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올해 주식시장 한파에도 불구하고, 연말 배당 및 무상증자 등으로 주주친화정책을 펼치고 있다. 일부업체는 현금배당이나 주식배당을 예고하기도 했다.
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은 주식·현금 배당 또는 주식 배당을 각각 결정했다.
셀트리온은 보통주 1주당 375원의 현금과 0.04주의 주식을 배당한다. 현금배당 총액은 571억 원이며 배당주식 총수는 551만1708주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보통주 1주당 130원의 현금과 0.04주의 주식배당을 결정했다. 현금배당 총액은 202억 원, 배당주식 총수는 620만4399주다. 셀트리온제약은 현금배당 없이 보통주 1주당 0.05주의 주식배당을 결정했다. 배당주식총수는 187만9002주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올해 배당결정액과 자사주 매입액을 전년도 당기순이익 기준 주주환원율로 환산하면 각각 57.3%, 72.9%다. 시총 상위 10개사의 전년도 평균 주주환원율인 15%를 훌쩍 넘는 수치다. 주주환원율은 기업의 연간 수익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비율을 가늠하는 지표로 주주친화정책의 척도로 쓰인다.
유한양행과 종근당, 한미약품은 수년째 무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다. 무상증자는 주주가 추가로 돈을 지불하지 않고 주식을 얻는다는 점에서 배당적인 성격이 커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평가받는다. 유한양행과 종근당은 보통주 1주당 0.05주, 한미약품은 1주당 0.02주를 발행하기로 했다.
HLB는 상장 이래 첫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HLB는 보통주 1주당 0.0429778주를 지급하는 주식배당을 결정했다고 16일 공시했다. HLB생명과학은 보통주 1주당 0.0517135주를 지급하기로 했다. 백윤기 HLB 재무전략본부 부사장은 “안정적인 성장동력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에서도 많은 성과를 거뒀다”며 “외형적 성장과 함께 내실까지 확고히 다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주주들의 이익을 높일 수 있는 주주 친화적 정책들을 계속 시행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휴온스그룹은 올해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휴온스는 보통주 1주당 600원 현금배당,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은 보통주 1주당 500원의 현금배당을 할 예정이다.
국내외 요인으로 제약바이오기업의 주가 상황은 좋지 못하다.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함께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등이 영향을 미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 20일 기준 KRX 헬스케어 지수는 2708.13으로 연초(1월 3일) 3752.81 대비 27.8% 하락했다. 시장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배당을 진행하는 것이다.
반면, 배당·무상증자보다는 신약개발 등 성과를 보여주는 게 우선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적극적인 주주친화 정책으로 얼어붙은 투자심리 개선은 가능하겠지만, 단기적인 효과밖에 기대할 수 없다”며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는 게 우선이다. 사업 기반을 탄탄히 다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