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자금 마련에 댓글작업까지…공소장 속 이재명‧정진상‧유동규 ‘삼위일체’

입력 2022-12-19 14:37 수정 2022-12-19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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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고이란 기자 photoeran@)

검찰이 바라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정치적 동지’ 그 이상이었다. 검찰은 이들이 지방선거를 준비하던 이 대표를 위해 선거자금을 직접 마련했고 때로는 이 대표에 우호적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댓글 작업’까지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이투데이가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정 전 실장과 유 전 본부장 공소장에서 검찰은 이 대표와 이들의 관계를 설명하는 데에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이 대표의 이름은 81차례나 언급되고 이들의 첫 인연을 설명하기 위해 27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공소장에 따르면 정 전 실장과 이 대표의 첫 만남은 1995년 성남시다. 당시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던 정 전 실장은 당시 변호사로 활동하던 이 대표를 만났고 이후 그의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으로 일을 하며 친분을 유지해 왔다.

이 대표가 2010년 지방선거에서 성남시장에 출마하며 정 전 실장도 그의 선거캠프에서 힘을 보태게 됐고 이후 성남시청 정책비서관과 경기도청 정책실장 등을 지냈다. 검찰은 두 사람의 관계를 ‘정치적 동지’로 표현했는데, 이는 이 대표가 지난달 19일 정 실장이 구속되자 “저의 정치적 동지 한 명이 또 구속됐다”고 말한 것을 빌린 것이다.

유 전 본부장도 이 후보의 측근으로 활동했다. 그는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을 하며 그를 위한 선거운동을 했고, 이재명 성남시장 취임 후 성남시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에 임명됐다. 이후 공단의 후신인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이 대표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대장동과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등을 담당했다.

검찰은 정 전 실장과 유 전 본부장이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판단했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재직기간 중 자신에게 결재 상신된 보고서나 문건은 모두 정 전 실장의 검토를 거치도록 했고, 정 전 실장은 유 전 본부장이 추진하던 공단, 공사 등의 정책과 예산 등을 보고받는 식으로 업무를 관리했다. 이 과정에서 정 전 실장이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유흥주점에서 수천만 원 상당의 술과 향응을 제공받았다.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11월 18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이투데이DB)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11월 18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이투데이DB)

2013년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며 이들의 관계는 더 깊어진다. 유 전 본부장은 “이재명 시장이 당선되는 것이 중요하다. 민간업자의 이익을 극대화하며 이재명 시장도 당선시키기 위해 우리는 오랫동안 노력해야 하고 내년 선거에서는 이재명 시장의 당선에 집중해야 한다”는 취지로 강조했다고 한다.

유 전 본부장은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 논의가 한창이던 당시 정 전 실장을 찾아 “민간사업자인 남욱 변호사 등을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의 사업자로 내정해주면 이재명의 재선을 위한 선거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 제안을 받은 남 변호사는 분양대행업체 관계자에 “이재명 선거자금에 써야 한다”며 ‘용역 체결 대금’ 차액을 미리 현금으로 받기로 약속했고 이후 그 돈을 받아 정 전 실장과 유 전 본부장에게 전달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를 위해 ‘인터넷 댓글 작업’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대표와 관련해 ‘형수 욕설’ 녹음이 퍼지자 남 변호사에게 ‘돈을 주고 댓글부대를 만들어서라도 이 대표의 욕설을 옹호하는 댓글을 작성하라’는 요구도 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검찰의 공소장이 ‘짜맞추기 부실수사’를 위한 것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19일 입장문을 내고 “공소장에는 정 실장에 대해 ‘이재명이 운영하던 변호사 사무실의 사무장으로 일을 하기도 했다’고 적시돼 있으나, 정 실장은 실제 이재명 변호사의 사무실에서 사무장으로 일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공교롭게도 ‘나무위키’에 같은 내용이 적혀 있다”라며 “‘정치 공동체’라는 결론에 끼워 맞출 여러 근거를 찾다가 무리하게 나무위키의 허위 정보까지 같아 붙이게 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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