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시 실내 위주로 현장 운영
“비용 아끼려 갈탄 고집…금지해야”
한파 특보가 발효될 만큼 매서운 추위가 찾아오면서 건설현장도 월동 준비에 분주하다. 겨울철은 폭설로 구조물이 무너지거나 난방 기구 사용으로 화재 등의 위험이 커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겨울철 건설현장은 계절적 특성으로 인해 외부 공사가 어렵다. 겨울철 한파가 불어오기 전에 골조공사를 마치고 내부 작업을 시행하는데 콘크리트 양생을 위한 갈탄 및 방동제 등의 사용으로 질식·중독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영하와 영상을 오가는 일교차로 인해 지반과 콘크리트가 약해져 붕괴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도 크다.
1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동절기(2021년 12월~올해 2월) 건설현장에서 77명이 목숨을 잃었다. 공사비 50억 원 이상인 현장에서 사망한 35명 중 20명이 건축·구조물(20명)로 인해 목숨을 잃었고, 기계·장비로 인한 사망도 13명에 달했다. 동상이나 동창 등 한랭 질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인정받은 사례도 최근 5년간 45명에 달한다.
이에 건설업계는 근로자 안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현장특성에 따라 겨울철 안전관리 계획을 수립해 적용하고 있다. 콘크리트 양생 시 갈탄 대신 열풍기를 사용하고, 밀폐공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질식사고를 막기 위해 안전보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특별점검도 시행한다. 화재 취약시설 및 위험물 관리상태 점검하고 안전보건계획 이행 여부를 확인한다. 현장별 모의훈련을 시행해 다양한 방식으로 안전 관리를 점검한다.
대우건설은 전 현장에 안전보건공단서 배포하는 ‘겨울철 건설현장 안전보건 가이드라인’을 공유하고 있다. 각 현장에서는 자체적으로 안전·보건활동 전반에 관한 사항을 점검하고, 콘크리트 보양 방법이나 용접작업 제거 등의 위험요인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예기치 못한 폭설·강풍 등으로 인한 대형사고도 대비한다. 비상용 제설자재와 장비를 확보하고, 가설 구조물의 붕괴 및 변형 가능성이 있는 부분에 대해 선제 조치한다.
비교적 규모가 작고 영세한 중소 건설사도 동절기 안전에 힘쓰고 있다.
통상 겨울엔 현장에 방풍막을 치고 난방장치를 가동해 작업을 진행한다. 많은 인력과 예산을 투입할 수 있는 대형사에 비해 여건이 녹록지 않아 기후 환경을 고려해 내부 마감 등 비교적 추위를 견딜 수 있는 작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대책이 대형 건설현장에서만 적용될 뿐, 소규모 건설현장은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규모 공사장이 아닌 경우 기본적인 안전수칙이 지켜지지 않는 곳도 많아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전재희 전국건설노동조합 노동안전보건실장은 “방한용품 지급 등 한랭 질환 방지를 위한 규정이 있어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고체연료나 전기 난방 등 비교적 안전한 보온 방법이 있음에도 공사비 절감을 위해 갈탄을 고집하고 있다는 게 현실이자 문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