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그룹 지주사, 해외계열사 통해 우회출자..."규율 회피 우려"

입력 2022-12-14 12:00 수정 2022-12-14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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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 체제 밖 계열사 64%가 사익편취 규제 회사

▲대기업들이 빼곡히 들어선 서울 도심의 모습 (연합뉴스)
▲대기업들이 빼곡히 들어선 서울 도심의 모습 (연합뉴스)

LG, SK 등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집단 9곳의 지주회사 등이 해외계열사를 거쳐 국내계열회사로 출자한 사례가 확인됐다.

이는 출자단계 제한·수직적 출자 외 출자 금지 등 지주회사 행위제한규정에 대한 회피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어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는 지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2년 지주회사의 소유 ·출자 현황 및 수익구조 분석 결과'를 14일 공개했다.

이번 분석은 올해 9월 말 기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총수 있는 29개 대기업집단(자산총액 5조 원 이상ㆍ이하 전환집단)을 대상으로 했다.

우선 전환집단 소속 36개 국외계열사가 국내계열사 31곳(사례 총 60건)에 출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계열회사에 직접출자한 국외계열사가 많은 전환집단은 롯데(16개), LG(4개), SK・두산・동원(각 3개), 코오롱(2개) 등 순이었다.

특히 지주회사 등이 국외계열사를 통해 국내계열회사로 출자한 사례는 총 19건이었다. 해당 출자사례가 많은 전환집단은 LG(4건), SK・두산・동원(각 3건), 하이트진로(2건), GS·한진·코오롱·한국타이어(각 1건)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집단의 지주회사가 국외계열사를 통해 지주회사 체제 내외 국내계열사에 우회 출자하고 있는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러한 현상은 단순·투명한 출자구조를 가지는 지주회사제도의 장점을 훼손할 수 있으며 출자단계 제한·수직적 출자 외 출자 금지 등 지주회사 행위제한규정에 대한 회피 수단으로도 악용될 우려가 있어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환집단의 체제 밖 계열회사는 276개로 이중 절반 이상인 176개(63.8%)가 사익편취 규율대상 회사로 나타났다. 전년(43%)보다 해당 비중이 늘었는데 작년 말 사익편취 규율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의 개정 공정거래법 시행이 영향을 미쳤다.

176개 사익편취 규율대상 회사 중 17곳은 지주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10곳은 총수 2세가 지분을 보유했다. 특히 총수 2세가 지분을 가지고 있는 회사 중 9곳이 총수 2세의 지분 20% 이상이었다. 총수 2세가 체제 밖 계열회사를 통해 지주회사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사익편취 규율대상 회사 17곳의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 평균은 17.4%였다. 이중 총수 2세가 지분을 보유한 10곳의 내부거래 비중 평균은 21.7%로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전환집단 지주회사의 매출액 중 배당수익과 브랜드 수수료, 부동산 임대료 등 배당외수익 비중(평균)은 각각 43.7%, 43.4%로 전년(44.6%, 47.9%)보다 감소했다. 이는 사업회사와의 합병 등으로 일부 지주회사의 사업 매출이 높아짐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전환집단 대표지주회사의 배당외수익 관련 거래는 모두 수의계약 방식으로 이뤄져 내부 감시가 불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전환집단의 체제 밖 계열회사 중 대다수가 사익편취 규율대상이라는 점, 지주회사의 배당외수익 관련 거래가 모두 수의계약 형태인 점 등을 고려할 때, 부당지원 및 사익편취 발생 여부에 대해 면밀히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환집단 소속 일반지주회사에 대해 총수가 보유한 평균지분율은 24.5%로 전년(26.0%)대비 줄었다.

다만 이들 전환집단의 대표지주회사에 대해 총수 일가가 보유한 평균지분율은 48.3%로, 총수있는 일반 대기업집단 대표회사의 총수 일가의 평균지분율(38.2%)과 비교할 때 소유집중도가 더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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