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운영ㆍ계약 투명성 강점 DAO 실험…1년새 '700개→1만개'

입력 2022-12-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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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자,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익명성 보장, 블록체인에 접목
가상자산 커뮤니티 가장 활발…스타트업 활용, "정당활동에 필요"

세계 각국에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조직의 권한을 분산하는 다오(DAO·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 탈중앙화 자율조직으로 구성된 정당) 커뮤니티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서는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아직 실험적인 차원의 조직이 운영중이지만, 정당 정치에도 다오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국내에서도 점차 확산될 전망이다.

다오는 탈중앙화 자율조직으로, 블록체인 프로토콜에 따라 참여자들의 자율적이고 투명한 의사 결정을 통해 운영된다. 조직 구성원들이 익명성을 보장받아 운영 전반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리며, 모든 과정이 블록체인 위에 투명하게 기록된다. 조직 운영에 기여한 구성원은 다오 안에서 토큰 등 약속된 보상을 받는다.

박혜진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는 “다오의 핵심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 계약 및 약속을 할 때, 이를 인간이 아닌 블록체인의 스마트 컨트랙트(Contract·계약)에 의해서 이행되도록 강제하는 것”이라며 “계약 이행의 수단은 재화든 다른 무엇이든 다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다오 플랫폼 딥다오(Deepdao)와 코인텔레그라프 등에 따르면 전 세계 다오 커뮤니티 숫자는 13일 기준 1만 587개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5월 700개에 비해 15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이날 기준 다오 거버넌스 토큰 홀더는 510만 명,다오 조직 안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투표자와 제안자 수는 150만 명에 이른다.

다오 조직이 가장 활발한 곳은 블록체인 토큰을 기반으로 한 가상자산 커뮤니티이다. 해당 프로젝트의 토큰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것이다. 딥다오의 상위 조직 모두 가상자산 토큰을 기반으로 한다.

국내에서는 다오가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실험적인 조직 운영과 서비스에 활용되고 있다. IT 인재양성 스타트업 코드스테이츠는 지난 3월 웹 3기반 IT 실무 프로젝트 협업을 진행할 수 있는 ‘스테이츠 다오’ 플랫폼을 선보였다. 스테이츠 다오 안에서 구성원들은 IT 학습 및 실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채용 연결 등을 진행한다. 12월 현재 기준 1100여 명이 스테이츠 다오 디스코드에 소속돼있고, 핵심 멤버 10~30여 명이 활발히 활동 중이다.

김인기 코드스테이츠 대표는 “핵심 멤버들이 회사 정규직으로 들어와 기여분을 임금이나 스톡옵션 형태 등으로 받지만, 학생이나 파트너 외부 코칭을 해주시는 프리랜서 분들도 스테이츠 서비스를 만들어나가는 데 도움이 되는 분들이고 다오를 통해 이분들과도 성장의 과실을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런칭 당시 테라 프로젝트와 협업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멤버십 NFT만 활용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금의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저희는 다오가 원래 생각하는 방향성과 좀 시도해 볼 수 있는 가치가 있다라고 믿고, 이에 따라 조직을 출범했다”고 말했다.

다오의 모호한 법적 지위는 제도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미국 와이오밍주가 다오에 LLC(유한책임회사)의 법적 지위를 부여한 사례가 유일하다. 국내 정치권에서도 뚜렷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최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정당 정치에 다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전 장관은 6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정당의 가장 큰 폐해가 바로 공천권”이라며 “공천권을 당 대표가 갖지 않고 국민에게 돌려주는 디지털 정당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혜진 교수는 “세상의 모든 조직의 형태나 모든 계약의 형태가 꼭 다 다오의 방식으로 실현될 필요는 없다”면서 “그동안 인간이 계약을 수행하면서 불신을 불러오거나 비용이 컸던 영역에서 다오가 충분히 보완재로써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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