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광공업을 비롯한 국내 제조업의 부가가치가 11년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2년 연속으로 부진한 데 따른 기저효과에 경기·수출 회복 등으로 반도체, 자동차 등의 부가가치가 큰 폭으로 늘어난 영향이다.
통계청은 13일 발표한 '2021년 광업·제조업조사 결과(잠정)'에서 작년 광업·제조업(이하 종사자 10인 이상 사업체) 부가가치는 644조8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8%(88조 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0년(16.1%) 이후 11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광업·제조업 가운데 광업 비중이 미미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제조업 부가가치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출하액도 전년 대비 17.4% 늘어난 1769조1000억 원으로, 2010년(18.0%) 이후 11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종사자 수는 294만9000명으로 0.9%(2만7000명) 늘었다. 사업체 수는 7만2864개로 전년보다 2.5%(1748개) 증가했다. 사업체당 출하액은 24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6%(31억 원) 증가했고, 사업체당 부가가치는 1년 전보다 13.0%(10억 원) 늘어난 88억 원으로 나타났다.
박은영 통계청 산업통계과장은 "출하액과 부가가치의 증가세는 2019년, 2020년에 2년 연속으로 마이너스(-)였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있었고, 지난해 경기 회복에 수출이 잘 됐던 부분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상승 폭이 컸던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앞서 출하액은 2019년(-1.4%), 2020년(-2.5%)에 2년 연속으로 감소했고, 부가가치도 2019년(-1.4%)과 2020년(-0.5%)에 줄었다.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통신 제조업의 부가가치는 23.7%(32조7000억 원) 증가한 171조1040억 원으로, 업종 중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D램 등 반도체 수출이 증가한 가운데, OLED 등 전자부품과 스마트폰 및 부품 등 통신장비 수출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출하액도 19.2%(50조4600억 원) 늘어난 312조9750억 원으로 나타났다.
1차 금속 제조업의 부가가치도 39.1%(11조9000억 원) 늘어난 42조3470억 원으로 집계됐다. 철광석, 철강제품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더불어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자동차 제조업의 부가가치도 61조675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3.8%(7조5000억 원) 증가했다. 통계청은 반도체 공급문제로 자동차 생산 대수가 감소했지만, 전기차 등 고가 차량 판매·수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기타운송장비(-10.7%·1조6000억 원), 섬유제품(-7.0%·6000억 원), 종이제품(-3.2%·3000억 원), 음료(-2.7%·2000억 원) 등에서는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