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670조 쏟아붓는 네옴시티…사막의 신기루인가, 미래 도시 청사진인가

입력 2022-12-11 13:42 수정 2022-12-1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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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협약(MOU) 수준의 퍼포먼스가 실제 사업 수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3년 전 방한에서도 10조 원 규모의 MOU를 맺었는데 사업으로 연계된 건 정작 얼마 없어요. 유가 하락으로 재정 수입이 감소하면서 사업이 취소될 수 있어 앞으로도 지켜봐야 합니다.”

지난달 17일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총리)의 방한으로 우리나라 재계가 들썩거렸다. 에너지, 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이뤄진 이번 MOU는 규모만 40조 원(300억 달러)에 달한다. 빈 살만 왕세자가 직접 나서 협력 의사를 밝힌 만큼 ‘제2의 중동 특수’ 기대감을 키우고 있지만, 실제 사업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빈 살만 왕세자가 방한 일정을 마치고 한국에 머무른 시간은 채 24시간이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40조 원에 달하는 투자·개발·사업협력 보따리를 풀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양국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건설업계에선 빈 살만 왕세자의 주도하는 대규모 신도시 건설사업인 ‘네옴(Neom) 시티’를 중심으로 국내 기업들이 사우디에서 중동 특수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네옴 시티 프로젝트는 총 사업비만 670조 원에 이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인프라 사업이다.

이 사업들이 제대로만 추진된다면 제2의 중동 특수를 기대할만한 분위기다. 그러나 빈 살만 왕세자가 2019년 6월 방한했을 당시 체결했던 10조 원 규모의 MOU의 절반 정도가 실행단계에 오르지 못했다는 점에서 축배를 들기엔 시기상조라는 신중론이 나온다.

국제유가도 빠르게 내려가고 있다. 사우디는 국가 재정의 90%를 석유와 천연가스 수출에 의존하는 만큼 글로벌 에너지 동향에 민감하다. 산유국의 경우 균형재정 유가 대비 시장 유가가 높으면 발주 확대로 이어지는데 유가가 떨어지면 프로젝트가 백지화되거나 연기될 수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사우디는 전통적으로 유럽 기업의 입김이 강한 곳으로, 그동안 알짜 사업은 유럽이 싹쓸이하다시피 했다”며 “한국 기업은 사업 규모만 크고 수익성 낮은 사업만 수주할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빈 살만의 방한을 반기는 동시에 경계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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