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내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4%로 제시했다. 또 신용위험과 유동성 위기 등으로 한국기업들의 영업환경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7일 루이 커쉬 S&P 전무는 국내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나이스신용평가와 S&P가 공동으로 개최한 온라인 세미나에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대만은 세계 경제 성장의 둔화와 고금리의 영향을 받아 더 가파르게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 전망을 2.8%로 전망했는데, 내년은 1.4%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내년도 예측 경제 성장률이 올해 전망치의 반토막이 된 셈이다.
앞서 S&P는 미국(-0.1%)과 영국(-1.0%), 유로존(0.0%) 등은 역성장하거나 정체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중국의 내년 성장률은 올해(3.2%)보다 높은 4.8%를 예상했다.
커쉬 전무는 “내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고점은 3.5% 수준일 것”이라며 “금리 수준이 높아지면 자본이 유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경상수지 적자, 또는 훼손이 발생할 것”이라고 봤다. 이어 “이 같은 압박들이 내년에는 (한국의) 외환시장에 영향을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P는 내년도 한국기업의 업황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박준홍 S&P 아태지역 기업신용평가 이사는 “3분기부터 기업들의 실적 둔화가 눈에 띄어 S&P내에서도 신용등급 조정 면에서 부정적 의견이 늘고 있다”며 “100대 상장기업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A) 대비 차입금 비율도 3분기에 들어 상당히 많이 꺾였다”고 했다.
박 이사는 “한국전력이 올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점 등이 한국기업들의 전체 실적에 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4분기에는 한국기업들의 영업이익이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산업별로 보면 스마트폰이나 가전, PC, 자동차 등 제품 수요가 줄어 반도체 업황이 3분기 이후 빠르게 둔화했다”며 “그 결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포스코 등은 재고 부담이 꽤 커진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흥미로운 건 현대차의 경우 수요 공급 밸런스가 좋은 상황이라 수요가 약해도 재고 수준이 매우 낮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이날 개최된 온라인 공동 세미나는 ‘갈림길에 선 글로벌화: 신용위험 확대’를 주제로 발표가 진행됐다. 나신평과 S&P의 공동 세미나는 2018년 첫 세미나 이후 이번이 5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