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안정 속 혁신’ 인사 단행할 듯…재계 미래 준비 가속

입력 2022-12-0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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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르면 5일부터 사장단 인사 발표
3040ㆍ여성 인재 발탁 ‘혁신’ 인사 가능성 커
이재용, 취임 후 첫 중동 출장…본격 해외 행보
주요 그룹 인사, 위기 관리ㆍ미래 준비에 방점

▲서울 서초동 삼성 사옥.  (연합뉴스)
▲서울 서초동 삼성 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이번 주 내년도 정기 인사를 단행한다. 이르면 5일 또는 6일 사장단 인사를 진행하고 임원 인사, 조직 개편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취임 후 첫 인사인 만큼 ‘뉴삼성’ 비전을 구체화할 메시지가 담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이번 인사는 경영 위기 극복과 미래 준비를 위한 ‘안정 속 혁신’에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 주 사장단 인사에 이어 임원 인사, 조직 개편을 차례로 진행한다.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 부회장, 경계현 반도체(DS) 부문 사장 등 ‘투톱 체제’는 유지하되 30ㆍ40 젊은 리더 발탁과 삼성전자 역사상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탄생할 것으로 점쳐진다. 또 10월 돌연 사임한 이재승 전 생활가전사업부장(사장) 후임도 발표할 예정이다.

‘위기 관리’ 집중하는 삼성…‘혁신 인재’ 발탁 가능성↑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시장에선 반도체 가격의 지속 하락, 가전 수요 둔화,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내년 경영 환경 역시 안갯속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삼성전자 사장단의 경우 파격적 변화보다 ‘안정’에 초점을 맞추면서 한종희ㆍ경계현 ‘투톱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부사장ㆍ상무급에서는 경영 위기 돌파와 긴축 경영을 위한 ‘쇄신 인사’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삼성전자는 1일 부사장, 상무 등 일부 임원에게 재계약 불가 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DS에서만 부사장 십여 명이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은 데다 상무급 임원까지 포함하면 수십 명의 임원이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부사장ㆍ상무급 퇴임 인원 규모를 늘리면서도 30대와 40대의 젊은 리더, 여성 CEO를 발탁하며 ‘혁신’을 꾀할 전망이다. 작년 인사에서는 40대 부사장 10명과 30대 상무 4명을 선임했다.

앞서 이 회장은 10월 25일 부친인 이건희 선대회장 2주기 추도식을 마친 후 가진 삼성 사장단과 오찬에서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라며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4대 그룹 중 가장 많은 60여 명의 여성 임원을 보유 중이다. 다만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 승진 가능성이 제기된 오너가(家)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제외하고 사장이나 CEO에 오른 인물은 없다.

재계에선 삼성이 선대회장 시절부터 여성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만큼 여성 CEO의 발탁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인사의 유력 여성 사장 후보군으로는 이영희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센터장(부사장)과 양혜순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 홍유진 무선사업부 부사장 등이 거론된다.

▲지난해 12월 9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중동 출장을 마치고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지난해 12월 9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중동 출장을 마치고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한편 인사 등 주요 업무를 마무리한 이재용 회장은 4일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중동 출장길에 오르며 ‘글로벌 네트워크’ 본격화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수도 아부다비 방문해 지난해와 유사한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UAE 방문 당시에 이 회장은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대통령(당시 왕세제)이 열었던 비공개 회의에 참석했었다. 또 삼성전자는 올 연말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내년 사업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내 주요 그룹, 안정에 방점 두고 미래 준비 ‘착착’

▲서울 영등포구 LG본사 건물. (연합뉴스)
▲서울 영등포구 LG본사 건물. (연합뉴스)

삼성을 제외한 LG그룹, 현대차그룹, SK그룹 등 이미 인사를 마무리한 기업들 역시 위기 속 안정을 꾀하는 한편 미래 준비와 불필요한 경기 절감 등 긴축 경영에 나설 전망이다.

특히 주요 그룹들은 이번 인사에서 최고 경영진 대부분을 유임시키며 조직 안정과 함께 미래 사업에 힘을 싣고자 그룹 내 ‘재무통’에 요직을 맡겼다.

SK그룹에서는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4연임 했으며 장동현 SK㈜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도 유임됐다. LG그룹 역시 대부분 CEO가 재신임을 얻었다.

전반적인 승진 규모는 감소했다. 현대차그룹은 사장 3명이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사장 승진자는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 1명에 불과했다. 또 LG그룹의 전체 승진자는 160명으로 지난해 179명보다 다소 줄었다.

동시에 미래 준비를 가속한다는 전략이다. LG그룹은 주력 사업인 배터리와 전장에 투자를 확대하는 등 미래 설계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에서 작년(15명)의 2배에 달하는 29명의 승진자가 나왔고 젊은 임원도 대거 발탁했다. 특히 4대 그룹 상장사 최초로 LG그룹에서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나왔다. 이정애 부사장과 박애리 부사장을 각각 LG생활건강, LG그룹 광고계열사인 지투알의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현대차그룹은 위기 대응 역량 강화에 나선다. 더불어 미래사업 분야의 콘트롤타워인 ‘글로벌 전략 오피스’를 신설하며 미래 먹거리인 신사업 분야 경쟁력 확보에 주력한다.

특히 전동화 전환과 자율주행,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로보틱스 등 분야에서 미래기술 우위를 확보하고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는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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