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 마련 위해 영끌에 빚투"…29세 이하 청년 빚 41.2% 급증

입력 2022-12-01 12:00 수정 2022-12-0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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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상승으로 자산도 1년 전보다 9.0% 증가…소득 분배 지표는 악화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국내 가구당 평균 부채가 9170만 원으로 1년 전보다 4.2% 늘었다. 부채는 29세 이하 청년층에서 41.2% 급증했다. 내 집 마련을 위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해 빚투(빚내서 투자)한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통계청·한국은행·금융감독원이 1일 발표한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가구의 평균 부채는 9170만 원으로 1년 전(8801만 원)보다 4.2% 늘어났다.

부채 중 금융부채는 6803만 원, 임대보증금은 2367만 원이었다. 전년보다 각각 4.4%, 3.6%씩 증가했다. 금융부채는 담보대출 5381만 원, 신용대출 1008만 원, 신용카드 관련 대출 71만 원 등이다. 담보대출은 전년보다 5.0%, 신용대출은 4.4% 증가했고, 카드대출도 11.6% 늘었다. 부채가 있는 가구 비율은 63.3%로, 전년 대비 0.3%포인트(p) 감소했다.

가구주 연령별로 보면, 부채는 40대가 1억2328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30대(1억1307만 원), 50대(1억763만 원) 등의 순이었다. 다만 15~29세 이하(5014만 원)의 부채는 5014만 원으로 1년 전보다 41.2%(1464만 원) 급증해 연령중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해(2.1%) 증가율보다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29세 이하의 부채는 금융부채 4577만 원, 그리고 임대보증금 437만 원으로 이뤄졌는데, 각각 1년 전보다 35.4%, 158.6%씩 급증했다. 금융부채는 담보대출 3354만 원, 신용대출 1053만 원 등으로 구성됐다.

이에 대해 임경은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29세 이하의 경우, 올해 금융부채를 얻어서 임대보조금을 끼고 집을 산 가구가 발견됐다"며 "그러다 보면 부채 쪽에서 금융부채도 증가하고, 임대보조금도 증가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20대에서 부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29세 이하 가구는 가구 표본 수가 적어 변동성이 매우 크다고 통계청은 부연했다.

전체 가구를 대상으로 1년 후 부채 증가의 주된 원인을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절반가량인 45.5%가 '부동산 관련 마련'을 꼽았다. 이는 전년 조사(38.2%)보다 7.3%p 증가한 수치다. 생활비 마련(22.1%), 사업자금 마련(11.4%), 교육비 마련(10.3%) 등이 뒤를 이었다.

주택 가격이 상승하면서 올해 3월 말 기준 가구의 평균 자산은 1년 전보다 9.0% 증가한 5억4772만 원으로 나타났다. 전년도 자산 증가율(12.8%)을 밑돌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역대 2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자산은 금융자산과 실물자산에서 각각 7.1%, 9.5%씩 증가했다. 부동산·전세 가격 상승 등으로 금융자산 중 전·월세 보증금이 11.1% 늘었고, 실물자산 중 거주 주택이 11.5%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50대 가구가 6억4236만 원으로 가장 많은 자산을 보유했다. 특히, 가구주 연령대가 높을수록 전체 자산 중 부동산을 포함한 실물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증가했다. 자산 보유액 증가율은 50대가 13.2%로 가장 높았고, 29세 이하(11.2%)와 60세 이상(11.2%)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가구당 평균소득은 6414만 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4.7% 늘어난 규모다. 경기·고용 상황이 개선되면서 근로소득(4125만 원)이 7.0% 증가했고, 사업소득(1160만 원)도 2.2% 늘어났다. 전국민 재난지원금 등의 효과가 사라지면서 공적이전소득은 0.3% 감소했다.

소득 분배 지표는 다소 악화됐다. 지난해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0.333으로 전년 대비 0.002 증가했다. 지니계수는 소득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다는 의미다. 소득 5분위 배율도 5.96배로 0.11배p 증가했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 소득의 평균값을 하위 20%의 소득의 평균값으로 나눈 값이다. 다만, 상대적 빈곤율은 15.1%로 0.2%p 감소해 전년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임경은 과장은 "지난해에는 가구소득이 전반적으로 크게 증가한 상태를 유지했는데, 증가율 자체는 소득분위가 높을수록 높은 특성을 가졌다"며 "분배 측면에서 보면 1분위와 5분위의 비율을 나눠서 생각해 봤을 때 1분위의 증가율이 5분위의 증가율보다 낮았기 때문에 5분위 배율이 악화됐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적 빈곤율에 대해선 "빈곤선이 포함된 10분위 기준에서의 2분위 가구의 소득 증가율이 굉장히 높게 나타났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빈곤선을 넘어서는 가구들의 비중이 높아져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경기·고용회복 등으로 시장소득 기준 분배여건 보합에도 불구, 저소득층 공적이전소득이 감소하며 지니계수 등이 소폭 악화됐다"며 "정부는 현재 소득·분배상황을 비롯한 우리 경제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취약계층의 고용·사회안전망 강화 등 약자 복지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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