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절단 방한…양국 기업 알아가는 단계, 공통 니즈 있을 것
“한국과 룩셈부르크는 공통점이 많은 나라다. 양질의 교육을 받은 전문인력이 많고 투자를 아끼지 않는 개방된 국가다. 한국이 아시아의 중심이라면 룩셈부르크는 유럽의 중심이다. 공동의 니즈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카를로 틸렌(Carlo Thelen) 룩셈부르크 상공회의소 사무총장은 28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틸렌 사무총장은 이날 기욤 장 조세프 마리 왕세자, 프란츠 파요 경제부 장관 등과 함께 경제사절단을 꾸려 방한했다. 경제사절단에는 40여 명의 기업 관계자가 참여해 각자 국내 활동에 나선다.
룩셈부르크는 2021년 기준 1인당 GDP가 13만6700달러로 세계 1위 부국이다. 올해 통계청 기준 인구는 64만 명으로 제주도(67만 명)와 비슷한 수준이다. 전통적으로 철강산업이 발달했고, 금융과 ICT 분야에서 강점을 가졌다. 최근에는 우주항공산업에 힘을 쏟고 있다. 룩셈부르크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은 효성, 삼화철강, 키스와이어, 솔루스첨단소재 등이 있다.
룩셈부르크는 경제부 산하에 우주청을 설립해 운영 중이며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우주 자원 탐사 및 활용법’을 제정해 발견 기업이나 개인에게 소유권을 인정하는 법체계를 제정했다. 이 나라 회사인 SES는 1985년 설립해 현재 세계 1위 인공위성 운영회사다. 우주청이 주로 관심이 있는 것은 우주 자원을 활용하는 자원탐사 사업이다. 일례로 태양광을 우주에 설치하면 효율이 뛰어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했다.
틸렌 사무총장은 “룩셈부르크는 우주산업 관련 매력적인 법 제도를 갖췄다. 스타드업에 대한 지원도 갖춰졌다”며 “우주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각국 우주청뿐만 아니라 대학교 연구실에서 시작하는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도 필수적인 만큼, 모든 기업에 매력적인 나라다”고 말했다.
틸렌 사무총장은 이번 경제사절단 방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첫 아시아 방문이라고 했다. 경제사절단에 참여한 기업과 기관은 우주산업, 스마트시티, 금융, 디지털ICT 관련 종사자들이다.
룩셈부르크 상공회의소는 이날 한국에서 B2B 매치메이킹을 진행했는데, 룩셈부르크 기업 10여 곳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한국에서는 170여 개 기업이 참가 신청했다고 한다.
그는 “특정 기업과 만나러 왔다기보다는 어떤 기업이 있는지 알아보러 온 자리다. 현재 어느 기업과 어떤 협의를 진행 중이란 점은 밝히기 어렵지만, 이번 방한에서는 우주 산업 관련 내용이 주로 논의될 예정이다”며 “구체적인 MOU 등 체결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으며, 그 이전에 서로를 알아가는 단계다”고 밝혔다.
틸렌 사무총장은 한국 기업의 적극적인 진출을 원한다고 했다. 룩셈부르크 국가 특성상 여러 나라에 인접했고, 금융, ICT가 발달했으며 외국 기업 투자를 반긴다. 또, ‘테스트베드’ 역할도 한다. 유럽에 출시할 신제품이나 서비스를 룩셈부르크에 론칭해보면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틸렌 사무총장은 “룩셈부르크가 유럽의 중심이듯, 한국도 아시아의 중심”이라며 “룩셈부르크가 유럽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는 것처럼 한국도 아시아의 테스트베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틸렌 사무총장은 서울시청을 찾아 한국의 대중교통 체계에 관해서도 공부했다. 룩셈부르크는 도시국가로서 규모가 작고 경제는 활성화돼 교통 체증이 심각하다. 그는 데이터를 활용한 한국 교통체계에 대해 ‘놀라움이 가득 찬 경험’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