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검단신도시 101 역세권 개발사업'(넥스트 콤플렉스) 사업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이 사업을 총괄하는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는 적자 누적으로 설립 2년 차에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인허가 과정도 지연돼 지난 7월 착공 예정이었던 공사는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넥스트 콤플렉스 사업을 위해 설립된 PFV인 ‘넥스트브이시티PFV’는 지난해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PFV는 대형 건설사업 등 특수목적 사업을 위해 별도로 설립한 프로젝트 금융투자회사로 특수목적회사(SPC) 겸 페이퍼컴퍼니다. 넥스트브이시티PFV는 지난 2020년 10월 설립됐으며 롯데건설이 보통주 지분 21%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자본금은 50억 원이지만, 지난해 말 기준 결손금은 56억7600만 원 규모로 자본금보다 더 많은 손실액을 기록했다. 이에 지난해 말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6억7670만 원이다. 완전자본잠식은 자본을 다 쓰고 빚만 남은 상태를 뜻한다. 반면 매출액은 두 해 연속 0원으로 집계됐다. 통상 PFV는 사업이 진행되면서 기성금과 완료 후 수익금 등이 잡혀야 하지만 이처럼 초반부터 자본잠식이 일어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액은 54억148만 원으로 2020년 손실액 2억7533만 원의 약 19.6배에 달했다. 지난해 손실액의 대부분인 53억4000만 원은 외주용역 비용으로 지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축 심의 첫 단계인 경관심의 등을 위해 외부 업체에 지출한 비용으로 보인다”고 했다.
사업 인허가 진행도 답보 상태다. 애초 이 사업은 지난 7월 착공 일정으로 계획됐지만 이날까지 건축 인허가를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서는 기존 계획과 달리 부지 일부의 지하 공간 내 쇼핑센터 대신 지하주차장으로 변경하는 등 사업 규모 축소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인천도시공사는 이달 초 설명자료를 통해 “컨소시엄에서 건축 인허가를 진행 중이며 지속해서 상업시설 면적 등 계획을 수정 변경하고 있고, 전체적인 사업 계획 축소 등에 대해선 확정된 바 없다”고 주장했다.
주간사 역할인 롯데건설 측은 연내 착공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올해 12월 일부 구역 착공 예정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넥스트브이시티PFV 자본잠식에 대해선 “현재 사업을 진행하는 데 통상 특수목적법인(SPC)의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고, 사업을 진행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검단신도시 내 핵심 시설인 넥스트 콤플렉스 사업이 늦어지자 신도시 입주 예정자의 불만은 계속 쌓이고 있다. 한 입주 예정자는 “넥스트 콤플렉스가 조성 계획을 보고 입주했는데 계획과 다른 시설이 들어오거나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크다”며 “시설이 제대로 들어서지 않으면 주민들은 쇼핑이나 여가생활을 김포까지 가서 해야할 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넥스트 콤플렉스는 지난 2020년 롯데건설 컨소시엄이 수주한 1조1800억 원 규모 검단신도시 내 대형 개발사업이다. 검단역(가칭) 인근 역세권 4만9500㎡ 부지에 문화와 상업, 업무, 주거시설 등을 포함한 복합문화공간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인천도시공사와 롯데건설은 이곳을 검단신도시 랜드마크를 목표로 조성할 계획이다. 롯데건설은 애초 롯데쇼핑과 롯데어드벤처, 롯데마트 등을 동원해 복합쇼핑몰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선보였다. 해당 컨소시엄에는 금호건설, SDAMC, 메리츠증권, 하이투자증권, 대신증권 등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