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대응으로 피해 키운 혐의
소방당국 전반으로 수사 확대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이태원 참사 당시 소방 현장 책임자였던 최성범(52) 용산소방서장을 26일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해 조사 중이다.
최 서장은 이날 오전 9시 45분경 서울경찰청 마포수사청사에 출석해 “조사에 성실히 응하고 말씀드리겠다”고 말하고 조사실로 향했다.
최 서장은 참사 직후 대응 2단계를 늦게 발령하는 등 부실 대응으로 인명피해를 키운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를 받고 있다.
참사 당시 대응 1단계는 용산소방서 현장지휘팀장이, 2단계와 3단계는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각각 발령했다. 10명 이상의 인명피해가 발생할 때 발령하는 대응 2단계는 자치구 긴급구조통제단장, 즉 용산소방서장도 발령할 수 있다.
특수본은 참사 당일 핼러윈 축제에 대비해 편성한 안전근무조가 해밀톤호텔 앞으로 지정된 근무지를 벗어난 정황을 확인하고 당시 안전근무 책임관이었던 최 서장에게 감독 책임을 묻고 있다.
최 서장은 구조·구급활동에 몰두하느라 대응 2단계를 직접 발령하지 못했고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발령한 대응 2단계가 늦지도 않았다는 입장이다. 안전근무 역시 지정된 장소를 내내 지키는 방식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특수본은 21일 최 서장을 한 차례 소환 조사한 바 있다. 이날 소환 조사에서는 대응 2단계 발령 이후 구급 인력 운용 등 참사 당시 현장 지휘의 적절성 여부를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본은 25일 소방청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중앙긴급구조통제단(중앙통제단) 관련 자료를 분석하는 등 소방당국의 참사 대응 전반으로 수사망을 넓히고 있다.
특수본은 소방당국이 중앙통제단 구성 및 운영과 관련한 문건을 허위로 작성한 단서를 확보해 전날 소방청 강제수사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