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돈 가뭄' 점차 풀리고 있다

입력 2009-04-08 12:00 수정 2009-04-0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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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조달 여건 개선세 완연..회사채 순발행도 호조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여파로 그동안 극심한 '돈 가뭄'에 시달렸던 국내 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이은 금융규제 완화정책과 정부의 신용보증 확대 등으로 직간접적으로 금융시장을 통한 기업 자금조달이 지난 2월에 이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고 일반기업 회사채 순발행도 올들어 호조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09년 3월중 금융시장 동향(잠정치)' 자료에 따르면 일반기업의 회사채(공모) 발행 규모가 4조9000억원 순발행되며 지난 1월 이후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전월 6조1000억 증가와 비교했을 때 다소 줄어든 모습이지만 차상위등급(A2) 기업이 전월에 이어 기업어음(CP) 순발행을 지속, 발행 여건은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대출 또한 3조4000억원을 기록해 지난달 2조8000억원보다 6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정부의 중소기업 대출과 관련해 신용보증 확대 조치 및 법인세 납부 수요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대기업 대출은 분기말 기업의 부채비율 관리 및 회사채 발행 호조에 따른 차입수요 감소 등으로 전월에 이어 1조3000억원 감소했다.

기업의 기업어음(CP) 발행은 일부 공기업의 발행수요 감소 등으로 순상환됐으나 발행 여건은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고 은행의 기업대출(원화)은 전월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은행 기업대출은 2조1000억원의 증가세를 기록해 지난 2월 1조5000억원에 비해 6000억원이 증가했다. 가계대출은 1조9000억원의 증가세를 기록했지만 지난달 2조8000억원에 비해 그 폭은 둔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주택담보대출이 LTV 규제 완화에 따른 추가대출 수요, 개인사업자 운영자금 및 가계 생활자금 수요 등으로 전월에 이어 증가세를 지속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됐다.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 여타대출은 가계 소비 위축 등으로 4개월 연속 감소했다.

한편 단기시장금리는 지난 3월 12일 기준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풍부한 단기 유동성의 영향으로 소폭 하락했다. 한은은 시장금리와 연동된 은행 여신금리도 이를 반영해 하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장기시장금리는 국고채 금리를 제외하고는 하향 안정세를 지속했다.

회사채 금리는 상대적으로 고금리로 인해 거액자산가, 서민금융 기관 등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면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AA-등급물 기준으로 2월말 6.37%에서 4월 7일 현재 5.91%로 0.46%포인트 떨어졌다.

그러나 국고채 금리는 추경용 국고채 발행에 따른 수급 부담 등으로 3월 중순 이후 반등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월말 3.82%를 기록했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월 7일 현재 3.94%를 나타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2월말 1063포인트를 기록한 이후 3월말 1206포인트, 4월 7일 현재 1300포인트를 기록하는 등 급격히 오름세를 타고 있다.

이는 국제 금융위기에 대한 불안감 완화, 각국의 적극적 경기 대응정책 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고 주가도 연중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순매수로 전환, 지난 2월 1조1000억원 순매도에서 3월2부터 4월 7일까지 2조3000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금흐름의 경우 은행 수신은 5조2000억원 감소로 전환됐다. 정기예금이 수신금리 대폭 인하에 따른 금리 경쟁력 약화 등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수시입출식 예금도 2월말 휴일에 따른 3월초 결제자금 인출 및 3월말 법인세 납부 자금 수요 등으로 감소했다.

자산운용사 수신도 마찬가지로 전달 11조4000억원 증가에서 3조원으로 감소했다. 이는 지난달 중순 법인 MMF 수탁고를 오는 5월까지 50조원까지 감축하기로 합의한 자산운용업계 자율 결의에 따른 결과로 풀이됐다.

월말 법인세 납부용 자금 인출 등으로 MMF 수신이 감소로 전환된 점도 한 몫했다.

반면 주식형 펀드는 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증가로 전환됐다.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는 각각 1조5000억원, 1조4000억원씩 각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 광의통화(M2)의 평잔기준 증가율은 민간신용 증가세 둔화로 전월보다 소폭 하락한 11% 내외로 추정됐다.

한은 관계자는 "다만, 최근 재정지출의 확대와 경상수지 흑자 등에 따른 정부와 국외 부문에서의 통화 공급으로 하락 속도가 둔화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 3월 금융시장은 국내외로부터 들려오는 시장불안 완화 및 경기회복 기대감을 반영하며 전반적으로 개선된 움직임을 보였다"며 "4월 금융시장 역시 실물 경제 회복 기대감을 반영하는 지표 및 경기 부양을 위한 의미있는 정책 등이 지속될 경우 호조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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