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FTA에 꽂힌 尹대통령…멕시코·브라질 등 국가별 가능성은

입력 2022-11-24 16:29 수정 2022-12-0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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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산업계 반발 컸지만…최근 가능성 높아져
PA, 준회원국 가입 시 자동 FTA…칠레‧콜롬비아‧페루 이미 발효
메르코수르, 보호무역주의 커 가능성 희박

윤석열 정부가 신(新) 수출 전략으로 '중남미 신시장 확보' 카드를 23일 꺼내들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했던 중남미 시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신규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대상은 멕시코, 태평양동맹(PA-멕시코‧칠레‧콜롬비아‧페루), 에콰도르, 메르코수르(브라질‧아르헨티나‧우루과이‧파라과이) 등 주요국이다. 중남미 전문가들은 국가별 특성은 물론 양국 관계와 교역 규모 등을 면밀히 검토해 맞춤형 전략으로 추진해야한다고 조언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열린 제1차 수출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열린 제1차 수출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등 중남미 전문가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당면한 FTA 정책과제 중 하나는 중남미 국가와의 FTA 체결 확대지만 진전이 더디다. KIEP는 연구보고서 '중남미 국가의 FTA 활용 인프라 분석 및 협력 방안'을 통해 "세계무역기구(WTO)의 무기력증, 코로나19 방역조치,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미·중 경제분리 등 세계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발효 FTA의 활용도를 높이면서 신규 FTA 추진을 통해 FTA 정책의 내실화를 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선 정부가 FTA 대상으로 삼은 중남미 국가 중 가장 눈독을 들이고 있는 나라 중 하나가 멕시코다. 멕시코와의 교역 규모가 꽤 클 뿐 아니라 미국에 우리 자동차를 수출하는 과정에서 멕시코 공장을 거치고 있어 FTA 체결 후 여러모로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우리나라는 2000년대 중후반부터 멕시코와 지속적으로 논의를 해왔지만 현지 철강 등 자국 산업 위축을 우려한 산업계 반발로 협상이 여러번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기류가 바뀐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이승호 KIEP 부연구위원은 통화에서 "철강 등은 중국에서도 이미 들어와 있어 우리나라가 추가로 들어간다고 멕시코 산업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낮아졌으며, 우리나라의 수입품과 투자 성격 등을 고려해보면 멕시코엔 오히려 고용창출 등 선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태평양동맹(PA)의 경우는 우리나라가 준 회원국으로 가입을 할 경우 자동으로 FTA 협상이 완료된다. 이 부연구위원은 "4개국 중 칠레‧콜롬비아‧페루과는 이미 우리나라와의 FTA가 발효돼 있어 준회원 가입이 성사될 경우 사실상 멕시코와 FTA 체결이 이뤄진 것과 동일한 효과가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지난달 15일(현지시간) 중남미 3개국 순방을 마치고 미국 애틀랜타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지난달 15일(현지시간) 중남미 3개국 순방을 마치고 미국 애틀랜타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콰도르의 경우 FTA 논의가 시작된지는 얼마 안됐지만 협상 타결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 전망이다. 이미 2010년대 중반부터 문서상 협의는 오랜기간 이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브라질을 포함한 메르코수르와의 FTA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해당 회원국들의 보호무역주의가 상당히 심해 이른 시일 내에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2004년 가장 먼저 FTA를 맺은 칠레의 경우 'FTA 고도화'를 추진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고도화(현대화)는 2004년 이후 10년 이상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변화된 무역환경 등 상황에 따라 규범, 조항 등을 업그레이드 하는 작업이다. 이를테면 협상 당시에는 '디지털 무역'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고도화 작업을 통해 관련 조항에 추가하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첫 번째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하고 2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수출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대응책을 주문했다. 산업연구원에선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3.1% 줄어들고 무역수지도 266억 달러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정부는 오는 2026년 '세계 5대 수출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 아래 중동·중남미·유럽연합(EU)을 3대 전략시장으로 설정하고 지역별 특화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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