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올해 3분기까지 채권으로 6조 원가량 순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이어져 온 가파른 금리 인상과 3분기 말 발생한 레고랜드발 신용경색이 4분기 악재로 작용할 수 있으나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조절과 국고채 안정화, 채안 펀드 등이 손실률을 줄일 수 있을지를 두고 시선이 모인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증권업종은 채권 처분·평가 부문에서 6조2877억 원의 순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분기별로 올해 1분기 2조5635억 원, 2분기 2조2616억 원, 3분기 1조4626억 원씩 순손실을 봤다. 지난해 채권 관련 순손실액은 2조1060억 원으로 1분기에 이미 지난해 전체 채권 손실액을 뛰어넘은 셈이다.
올해 가파른 국내외 중앙은행 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채권 관련 이익이 저조해진 것으로 보인다.
3분기 실적은 9월 말 레고랜드발 신용경색 국면과 추가 금리 인상이 반영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4분기까지 채권 관련 순손실 폭은 더 늘어날 수 있다. 다만, 국고채 금리가 소폭 안정을 찾고, 금리 인상 폭이 조정됐으며, 채안펀드 등이 본격 가동되면서 향후 손실 폭을 줄여나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초까지만 해도 AA- 크레딧스프레드가 100bp대였으나 현재는 170bp 수준으로 늘어나 손실 부분이 있을 것 같다”면서도 “다행스러운 점은 10월 초 이후 국고채 부분에서는 금리가 많이 빠졌다. 국고채 관련 포지션들은 3분기와 비교해서 손실률이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사마다 크레딧 관련 비중이 높은 곳은 손실이 클 텐데, 국고채 비중이 높다면 일부 손실은 회복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문제는 채권뿐만 아니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포지션이 문제인데, 이런 것들은 CP 금리도 오르고 거래도 줄었고, 자금 회수 문제도 있어서 계속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24일 5000억 원 추가 지원 등 실제로 자금에 돈이 들어가기 시작하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부연했다.
더불어 “한국은행에서도 이런 부분을 걱정해 금리 인상 폭을 조정하면서 시장 안정을 도모하고 있고,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 상반기 이후에는 좀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