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민연금제도 개혁을 위한 본격적인 의견수렴 절차에 돌입했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은 23일 국민연금 서울북부지역본부에서 ‘20·30대 청년 대상 국민연금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백지광고에 의견을 제시한 20·30대 청년 4명과 국민연금 대학생 홍보대사 3명이 참석했다. 정부 측에선 이기일 복지부 1차관과 이스란 복지부 연금정책국장, 김정학 국민연금 연금이사가 참석했다. 앞서 복지부와 국민연금은 내년 예정된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 수립을 앞두고 국민연금제도에 대한 국민 의견을 듣고자 9월 15일부터 이달 15일까지 백지광고를 게재했다. 2개월여간 진행된 백지광고에는 약 2700건에 의견이 접수됐다.
사전 접수된 의견의 상당수는 국민연금기금 소진 우려에 기인한 탈퇴 요구, 현 세대만 혜택을 본다는 불만이었다. 다만, 국민연금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보험료율 인상, 수급 개시연령 조정 등 개혁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은 주로 개혁 필요성에 공감했다. 사회적 합의를 통한 보험료율 인상이 시급한 과제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개혁 방안에 대해선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한 참석자는 “국민연금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지만, 청년층의 신뢰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다른 참석자는 “투자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투자에 대한 투명성을 높여 수익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복지부의 제4차 국민연금 재정추계 결과에 따르면, 국민연금 재정수지는 2042년 적자로 전환되고, 적립기금은 2057년 소진될 전망이다. 적립기금을 소진한 뒤 징수·지급방식을 현행 적립식에서 부과식으로 전환하게 되면 필요 보험료율은 30%에 육박하게 된다.
이런 사태를 막으려면 12~13% 수준으로 보험료율을 조기 인상해야 한다. 이에 정부는 보험료율을 인상하는 방식의 제도 개혁을 준비 중이다. 국민 우려를 해소하는 방안으론 국민연금 국가 지급보장 명문화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일각에선 만 65세인 수급 개시연령을 70세로 상향하는 방안도 거론되나, 정년(60세) 이후 소득공백기가 길어져 현실성은 떨어진다.
이 차관은 간담회에서 “연금 개혁은 다른 누구도 아닌 청년을 위한 과제로, 청년이 미래에 짊어질 부담을 생각하면 연금개혁은 이제 미룰 수 없는 사명”이라며 “오늘 나온 값진 의견을 바탕으로 청년이 신뢰할 수 있는 국민연금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앞으로도 투명하고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국민에 의한 연금개혁을 추진해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백지광고를 통해 접수된 의견을 다음 달 중 카드뉴스와 온라인매체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