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료, 업계 1% vs 당국 3% 줄다리기
연말이 다가오자 실손보험료와 자동차보험료 조정 수준을 두고 당국과 업계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실손보험료는 보험업계가 13% 인상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낮추라는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자동차보험료에 대해서는 업계가 1% 인하를 주장하고, 당국은 3% 수준이 적당하다는 입장이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보험사들은 보험개발원에 내년 실손보험료에 대한 요율 검증에 들어갔다. 보험료의 적정 인상률을 가늠하기 위한 절차로, 이를 통해 금융당국과 보험사들은 인상률을 결정하게 된다. 보험료 변경 시 내년 1월부터 적용되는 만큼 연말까지는 조정이 마무리된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내년 1월부터 실손보험료를 올해 대비 12~13% 인상하기로 했다. 올해도 실손보험 적자는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실손보험 손익은 2021년 기준 마이너스 2조8600억 원으로 직전년(2조5000억 원)과 비교해 적자 폭이 3600억 원 늘었다. 올해도 이러한 마이너스 구조는 지속하고 있다고 업권은 보고 있다.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3분기 실적발표에서 "3세대 실손 손해율은 118%에 달한다"며 "손해율이 높아 내년에는 보험료를 10% 안팎으로 인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매년 적자 구조가 이어지면서 보험사들은 지난해에도 실손보험료(1~4세대)를 평균 14.2% 올린 바 있다. 업권에서는 올해 인상률은 작년보다는 낮지만 10%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시장개입 논란을 우려해 금융당국은 인상률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실손보험료 인상 필요성에는 동의하는 분위기다. 다만 물가 인상에 영향을 주는 만큼 인상 폭을 최소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자동차보험료를 두고도 업계와 당국의 견해차는 확연히 드러난다. 업계는 1% 수준의 인하율을 주장하지만, 당국은 3%의 인하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들어 손해율이 악화해 3% 수준의 인하 폭은 과도하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시장점유율 85%를 차지하는 4대 손해보험사의 손해율은 삼성화재가 84.0%(전년 82.3%), 현대해상 82.7%(82.3%), DB손해보험 85.0%(80.8%), KB손해보험 84.5%(85.3%)로 각각 나타났다. 전년과 비교해선 손해율이 전반적으로 악화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영업손익 적자 추세가 지속하고 있다"며 "매년 연말의 경우 폭설·결빙 등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손해율이 악화하는데, 고급차·전기차 확산과 부품비 인상 등의 자동차 수리비 인상 요인 지속으로 향후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