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에 있었던 중국 제20차 당대회를 전후로 외국인 자금이 우리나라 증시에 크게 유입됐다. 이른바 ‘차이나 런’이다. 이 시기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인 자금만 5조5000억 원에 달하는데 최근 코스피 2500 돌파를 앞두고 순 매도로 돌아섰다. 다시 중국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17일 기준 2444.48로 마감했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1일까지 단 3일을 제외하고 순 매수를 지속해 코스피 상승세를 이끌던 외인이 14일부터 18일까지는 순 매도세로 돌아서 지수도 상승세를 멈추고 힘이 빠진 모습이다.
한 달 넘게 이어진 외인 순 매수세를 증권 업계에서는 ‘차이나 런’이라 불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3연임을 계기로 중국 정책 리스크가 심화하자 외인 투자자들이 중국 시장에서 발을 빼고 보다 안전한 시장인 한국 시장에 참여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달 중순 중국 정치리스크 확대에 따라 이탈했던 외국인이 최근 일주일 사이 중국 시장으로 빠르게 재진입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중국 부동산 규제 완화와 미-중 정상회담 등 정치 이벤트에서 잡음이 없었다는 점 등에서 이 같은 리스크가 완화됐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홍콩항셍지수는 지난달 31일 연중 최저치인 1만4687.02에서 반등해 이날 1만7992.54까지 반등했다. 대만·상해 등 다른 중화권 지수도 비슷한 흐름이다. 상해종합주가지수와 선전 종합지수도 각각 2893.48, 1만397.04에서 3097.24와 1만1180.43까지 회복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차이나 런으로 들어온 자금은 차익실현 대상으로, 당분간 코스피 지수의 조정 흐름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이제는 정치 리스크 확대에 따른 자금 유입은 마무리됐다고 봐야 한다”면서 “중국을 대신해서 한국에 유입됐던 자금은 차익실현 대상이 될 수밖에 없어 코스피 지수 조정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도 “한국증시만의 독야청청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시장 전반을 겨냥한 추세적 접근 확대 성격보다는 시가총액 상위 낙폭 과대 또는 실적 주에 대한 선별적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내년 증시 흐름을 긍정적으로 보고 매수 기회로 판단하는 의견도 나온다.
안 연구원은 “중국 경기의 반등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12월에 물가 및 통화정책 발 리스크가 높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에 지금 조정은 매수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