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와 배 등 신선 농산물의 장거리 수송이 가능한 저장 기술이 개발됐다. 농산물의 부패율과 손실률을 비롯해 항공 대신 선박을 이용할 수 있어 물류비도 대폭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농촌진흥청은 특수 저장고를 활용해 신선 농산물을 경제적으로 수출할 수 있는 '선박 수출 고도화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농진청은 세중해운과 함께 온도, 습도, 산소와 이산화탄소 농도 등 대기환경을 조절할 수 있는 'CA(Controlled Atmosphere)' 저장 기술을 농산물 수송 컨테이너에 접목했다.
선진국에는 이를 활용하고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주요 품목에 대한 기술 조건을 설정하지 못했고, 이를 적용한 사례도 없었다.
이에 농진청은 딸기와 참외, 배, 새송이, 복숭아, 고구마, 멜론, 토마토 등 주요 수출 품목 8종을 대상으로 실증을 진행했다.
실증 결과 딸기는 10일간의 모의 수송 실험에서 부패율이 기존 컨테이너의 90%에서 40%로 감소했다. 참외도 갈색으로 변하는 현상이 더 적게 나타나 품질이 우수하게 유지됐고, 부패율은 50% 이상, 손실률은 40% 이상 줄었다.
원황 품종 배는 북미로 3주간 수송해 1주일 이상 유통했을 때 내부 갈변이 억제됐고, 새송이도 유럽 수출 과정 8주간 노화 없이 품질이 유지됐다.
딸기와 샤인머스캣 등도 홍콩으로 함께 실어 수출한 결과 모든 품목의 품질이 우수하게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물류비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딸기와 같이 쉽게 변질되는 신선 농산물을은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96%가량이 항공편으로 수출하고 있다. 특히 2024년 수출 물류비 지원이 중단되면 농가는 비싼 물류비를 감수해야 한다.
이번 실증 결과 홍콩을 기준으로 수출 업체가 같은 물량을 선박을 통해 CA컨테이너로 수송한 결과 비행기 운송 대비 30% 수준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내년 실증사업을 통해 경남 진주시와 경북 성주군의 수출 거점 2곳에 CA 활용 기술을 도입하고 2024년까지 주요 수출 품목 12종에 대해 CA 가이드라인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지원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경제적이면서도 우수한 수송 기술을 이용해 신선 농산물을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산 농산물의 품질 위상을 높이는 한편 수출 확대의 밑거름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