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9일 검찰이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서자 즉각 반발했다. 정치적 의도가 깔렸다고 보고,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 대표 주재로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는 본래 ‘산업재해 없는 안전한 노동 편’으로 기획됐으나 검찰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날 검찰은 정 실장 자택과 민주당 중앙당사 내 당대표 비서실 압수수색에 나섰다.
임선숙 최고위원은 “이태원 참사 애도 기간이 끝나자마자 또다시 압수수색을 시도하는 것은 국민의 분노를 정치 보복 수사로 돌리려는 정권과 검찰이 야합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체적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윤석열 정권의 검찰 독재, 정치탄압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힘줘 말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정 실장은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했다”라며 “당사에 별도의 (정 실장) 사무실도 없고, 거기서 근무한 적도 없는 걸 알면서도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민주당을 흠집 내려는 정치 쇼”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정부가 ‘이태원 압사 참사 책임론’으로 궁지에 몰리자 국면 전환용으로 검찰 수사 카드를 꺼내 들었다고 본 것이다. 야권을 결집해 이태원 참사 대응과 관련한 정부의 책임론을 파고들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오후 정의당과 기본소득당, 일부 무소속 의원들과 함께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한다. 수적 우위를 앞세운 민주당은 오는 10일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요구서가 보고되고 24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이를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우선이라며 국정조사에 반대해 왔다. 시대전환 소속 조정훈 의원도 “망신주기용으로 국민분열의 ‘정쟁’을 유발할 위험도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은 이태원 현장에서 왜 내 자식이 죽어야 했는지 묻는다”라며 “국민의힘이 동참하지 않는 것은 진실을 밝히라는 국민의 명령에 정면으로 맞서는 일”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