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팀’ 진술 일치…메모·출입기록 등 증거 확보
정진상 당대표 실장, 2014‧20년 수천만원 수수 의혹
불법 대선자금 8억여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김용(56) 민주연구원 상근부원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한 차례 연장된 구속 기한을 맞아 8일 김 부원장을 정치자금법 위반죄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김 부원장은 지난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기획실장 정민용 변호사와 공모해 대통령선거 국면이던 지난해 4~8월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자금 명목으로 남욱 변호사가 마련한 8억4700만 원을 4회에 걸쳐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부원장이 지난해 2월 유 전 본부장에게 이 대표의 대선 자금 용도로 20억 원 가량을 요구했고, 남 변호사가 돈을 마련해 정 변호사와 유 전 본부장을 거쳐 김 부원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부원장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이 김 부원장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직접적인 물증이 없는 상황에서 검찰이 진술만으로 무리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검찰은 충분한 인적‧물적 증거를 확보했다며 재판에서 객관적 증거들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자금원’ 남 변호사와 ‘전달자’ 유 전 본부장, 정 변호사 등 관련자들의 진술이 모두 일치해 혐의가 입증됐다고 본다. 돈 전달 시기가 적힌 메모와 이를 뒷받침하는 주차장 차량 출입 기록, 돈 운반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방 등 주변 증거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부원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아울러 불법 정치자금 수수의 공범으로 유 전 본부장과 정 변호사를 적시했다. 정치자금법은 공여자도 처벌하는 만큼 공여자인 남 변호사도 함께 기소했다. 이들 3명은 정치자금법 위반죄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앞으로도 추가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김 부원장 기소 이후 정진상 실장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앞서 유 전 본부장은 검찰 조사에서 김 부원장이 2014년 성남시장 선거를 앞두고 2억 원을 요구해 1억 원을 줬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유 전 본부장은 2014년 정 실장에게 5000만 원을 줬고, 2020년에도 수천만 원을 건넸다고 진술했다.
박일경 기자 ek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