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마장 ‘소금살포’로 농가 피해…법원 “한국마사회, 배상 책임”

입력 2022-11-07 14:23 수정 2022-11-0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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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회 “겨울 제설용 염화칼슘 등 살포한 과천시 탓” 주장
法 “경마장 염소농도 높아...40% 배상하라"…마사회 책임 인정
마사회 변호 맡은 법무법인 광장 “결과에 불복…항소할 것”

▲ 한국마사회 CI. (한국마사회)
▲ 한국마사회 CI. (한국마사회)

경마장의 모래 결빙을 방지하기 위해 경주로에 다량의 소금을 살포해 주변 농가에 피해를 준 한국마사회에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01민사단독 김익환 판사는 서울경마공원 인근에서 화훼‧분재 농가를 운영하는 A 씨 등이 한국마사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하며 총 9000만 원 상당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했다.

앞서 A 씨 등은 한국마사회의 소금 살포로 인해 자신들이 재배하는 화훼‧분재가 고사하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이하 위원회)에 재정신청을 했다.

이에 위원회는 2013년 6월 환경관리공단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경마공원에서 사용한 소금으로 지하수가 오염돼 염분에 약한 농작물이 피해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한국마사회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다.

하지만 한국마사회는 “2009년부터 경주로 소금 사용량을 지속해서 줄여왔고, 2013년부터는 철저한 세척과정을 거친 후 경주로 모래를 교체하고 있다”며 “소금이 용해돼 지하수로 유입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지하수의 염소이온농도가 높아진 것은 과천시에서 매년 겨울 제설용으로 원고들 농원 주변의 도로에 살포하는 염화칼슘, 제설제, 비료, 농약 등에 기인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에 A 씨 등은 한국마사회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김 판사는 “지표에 살포하는 소금은 수분을 따라 얼마든 지하로 이동해 지하수로 유입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경마공원 경마장 내부 지하수의 염소이온농도가 높은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 판사는 “피고가 피해 확대를 막기 위한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이고, 경마공원에서 지하수로 유입된 염분 외에 다른 요인들도 농작물 피해에 복합적인 영향을 끼쳤을 거로 판단해 배상 손해액은 원고들이 입은 손해의 40% 정도로 감액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한국마사회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유한) 광장 측은 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결과에 대해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과거에도 수차례 한국마사회가 경마장에서 사용한 염화칼슘 탓에 지하수가 오염돼 피해를 보았다고 소송을 제기한 농가들이 있었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1월 한 농가가 한국마사회를 상대로 제기한 배상 청구를 기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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