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이후 지난 5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 선포에 따라 마케팅을 일제히 중단했던 유통업계가 조심스레 관련 행사를 재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11월부터 연말까지는 블랙프라이데이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유통가의 쇼핑 성수기다. 업계는 소비심리가 살아나는 시기이지만, 참사 이후라는 점을 감안해 조용하게 관련 할인 및 이벤트로 수요 잡기에 나섰다.
롯데면세점은 연말 해외여행 고객을 겨냥한 겨울 시즌 행사를 진행한다고 7일 밝혔다. 지난 4월부터 진행 중인 환율 보상이벤트 확대가 핵심이다. 기존 최대 70만 원 환율 보상금액을 93만 원으로 늘린다. 또한 블랙프라이데이에 맞춰 25~27일까지 사흘간 카카오톡 선물하기 코너에서 LDF PAY 선착순 할인 증정 이벤트도 진행한다.
홈플러스도 수능을 앞두고 먹거리, 응원용품 행사를 준비했다. 초콜릿 신상품, 락앤락&써모스 보온도시락·보온병 등 20여 종, 핫팩 등을 최대 30% 가까이 할인 판매한다. 또 수험생 대상 이벤트로 2023학년도 수능 응시 수험표 지참 후 삼성갤럭시 Z플립, 버즈2 프로를 구매하면 삼성 멤버십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롯데하이마트는 11월 한 달간 ‘위(We)대한 세일’을 진행한다. ‘알뜰한 집밥생활’ 기획전, ‘집관(집에서 관람)족’을 겨냥한 ‘TV 올스타 기획전’ 등이다. 김장 시즌을 맞아 위니아, 삼성전자, LG전자 등 인기 브랜드 김치냉장고를 구매하면 최대 50만 원 혜택을 제공한다. 카타르 월드컵을 기념해 ‘TV 올스타 기획전’도 연다.
e커머스도 조심스레 마케팅 재개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티몬은 이날 하루동안 몬스터절 ‘가전·디지털 데이’를 맞아 전기매트와 캠핑용 난로 등 인기 계절 가전을 특가에 내놨다. 겨울철 인기 가전제품과 동계 캠핑 인기상품 파세코 자동점화 캠핑난로 등이 포함됐다.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온라인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은 30일까지 ‘블랙위크’ 기획전을 연다. 최대 할인율은 90%로, 전 상품 5%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블랙위크 메인 기획전 테마는 △컨템포러리 브랜드 △하이엔드 브랜드 △클래식 브랜드 △프리미엄 아우터 △스포츠 브랜드 △라이징 브랜드 △머스트잇 고객 최대 관심 상품은? △시즌 오프 세일 8가지다.
씨앤투스성진도 이달 27일까지 블랙프라이데이 할인 이벤트 ‘아에르 블랙프라이데이 페스티벌’을 실시한다. 공식몰 ‘더아에르’에서 신제품 아에르 콰트로 샤워기와 4가지 교체형 필터, 아에르 피크와 피크 V 마스크 등을 연중 최대 할인가로 선보인다.
식음료 업계에서는 풀무원이 블랙프라이데이에 맞춰 11월 한 달간 공식 온라인 쇼핑몰 ‘#(샵)풀무원’에서 ‘#(샵)풀페스타’를 진행한다.
다만 업계는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당초 계획보다는 행사를 축소 운영할 방침이다. 실제 롯데백화점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백화점 외관을 단장하고 점등식 공개 행사를 열기로 했지만, 잠정 연기했다. 하이마트 역시 이달 17일까지 진행되는 쿠쿠 할인가전 행사를 대폭 축소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황이 상황인 만큼 전반적으로 몸 사리는 분위기”라면서 “대형 재난이 발생하면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회복하는 데만 수개월 걸리는 터라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