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가·유업계 입장차 여전…원유(原乳) 가격 협상 지지부진

입력 2022-10-3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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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품 가격 인상 움직임…연말 '밀크플레이션'도 우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우유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뉴시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우유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뉴시스)

낙농가와 유업계 사이 입장차가 계속되면서 원유(原乳) 가격 협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가격 협상은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으로, 최근 유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협상 타결 이후 올해 안으로 우유 가격 인상까지 더해진 '밀크 플레이션' 발생도 우려되고 있다.

31일 농림축산식품부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이날로 예정됐던 낙농가와 유업계의 원유 가격 협상이 일정이 연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달 20일 소위원회를 열고 원유 가격 협상을 진행했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내년부터 원유 가격 결정에 차등가격제를 적용한다. 현재는 음용유와 가공유 모두 ℓ당 1100원의 가격이 정해져 있고, 업계는 이 가격에 매입을 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부터 적용하는 차등가격제는 음용유 가격은 유지하되 저렴한 수입산과 경쟁할 수 있도록 가공유의 가격을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른 가공유의 가격은 ℓ당 800~900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다만 올해까지는 원유 생산비를 기준으로 낙농가와 유업계가 원유 가격을 결정하는 생산비 연동제가 유지된다. 제도 개편을 두고 가격 협상이 미뤄졌지만 올해 9월 낙농가가 합의하면서 유업계와 다시 협상을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가격 협상은 지지부진하다. 낙농가는 가격 인상 폭을 키우고, 당초 협상 시기인 8월부터 소급 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유업계는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을 펴고 있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협상 과정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내년 차등가격제 도입 등 제도 개선을 위해 올해 안에는 협상을 마무리 짓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가격 협상 이후 우유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낙농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생산비 연동제에 따른 가격 인상폭은 ℓ당 50원 안팎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 인상폭이 소비자 가격으로 반영되면 흰 우유 가격은 현재 ℓ당 2000원 중반에서 3000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유업계는 상반기에 이어 최근에도 원재료값 인상과 환율 상승 등을 이유로 유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작게는 3~4%에서 많게는 10%까지 소비자 가격이 두 번 올랐다. 여기에 원유 가격 인상까지 예고되면서 최악의 경우 아이스크림과 빵 등 우유를 사용하는 제품의 가격까지 연쇄적으로 인상이 나타나는 '밀크플레이션'까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 관계자는 "낙농제도 개편은 소비구조 변화에 따라 꼭 필요하고, 원유 가격 인상이 연말에 발생할 수도 있다"며 "원유 가격이 올라도 우유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업계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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