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앞과 중간 분포의 밀레니얼은 소득에 비해 소비가 넉넉지 않은 인생의 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들의 소득 수준이 올라간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 이들은 가정을 꾸려야 하고 아이를 생각해야 하며 늙어가는 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가기 때문에, 그들의 가처분소득 비중이 예전만큼 녹록하지 않은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 사실 이 그룹은 소비시장보다는 이들을 고용하는 고용주로서 어떤 인센티브로 이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직업과 회사에 대한 충성도를 증진시키는지가 더욱 중요한 이슈가 되어가는 듯하다.
밀레니얼의 뒤를 잇는 제트 세대는 1997년부터 2012년 사이에 태어난, 현재 25세에서 10세가 되어가는 세대군이다. 이제 겨우 직업을 가지기 시작하거나 이보다도 더 어린 시기인데도, 이들의 마켓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이전 세대와 달라도 너무나 다른 이들의 소비성향 때문이다. 이들은 이전 세대에 비해 훨씬 높은 비중의 소득을 소비에 지출한다.
이는 물론 아직 젊고 버는 돈이 적다 보니 저축이나 투자 관념이 크지 않아서이기는 하지만, 이런 소비 행태를 유발하는 것은 두 가지 사회구조 때문이다. 젊은 밀레니얼이나 제트 세대는 이제껏 세상이 경험하지 않았던 ‘대체로 넉넉한 부모가 자식에게 배푸는 것’이 관념인 부모의 자식들이다. 즉 이들은 부모가 아끼고 모은 소득과 재산으로 풍요롭게 자란 세대이며, 부모가 이룩한 부가 자신들에게 물려질 기대와 가능성이 큰 세대이다. 이에 이들은 미래에 대한 준비와 저축이라는 생각이 상대적으로 적다. 또 다른 이유는 정반대의 현상인데, 부모가 넉넉지 않은 젊은 세대는 미래에 대한 아무런 희망이 없다. 부동산을 포함한 재산 축적의 도구가 너무 비싸지고 주식의 불확실성도 너무 커서, 적은 돈으로 꾸준히 부를 이룬다는 생각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거기에 물질적으로 넉넉한 시기에 자란 세대이기에, 자신이 바로 얻지 못하는 것에 대해 좌절도 크고 희망도 없다. 이에 이들은 자신의 소득을 미래에 대한 계획을 넣어 분배하지 않는다.
이런 현상은 전 세계적이긴 하나 그중 두드러진 곳이 중국이다. 아무래도 인구가 많다 보니 같은 현상도 눈에 띄게 되는 듯하다. 중국의 젊은 밀레니얼이나 제트 세대는 대부분 독자로 태어나 컸다. 정책을 바꾸긴 하였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아이를 하나만 낳는 경향이 크다. 독자로 큰 아이들은 두 부모 말고도 두 세트의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관심과 지지와 지원을 받고 자랐으며, 특히 부모뿐 아니라 적든 많든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재산이 하나뿐인 손자에게 돌아간다. 이에 이들은 본인의 소득을 저축할 이유를 크게 느끼지 못한다. 넉넉한 상황이 아닌 중국의 제트 세대는 전혀 다른 이유로 같은 행동을 보이는데, 이들은 사회경제 구조에 신뢰가 없고 상심이 크며 미래에 대한 차분한 계획에 의미를 두지 않고, 소위 대박 아니면 쪽박이라는 마인드로 인생을 설계하고 있기에 같은 소비 성향을 보인다.
중국의 특정 소비집단을 지칭하는 ‘문라이트클랜(Moonlight clan, 月光族, 달빛씨족)’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한 달 벌어 한 달 사는, 즉 매월 말 이전에 급여를 모두 지출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그러다 보니 이들이 중요한 소비자 마켓으로 부각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성향이 옳다 그르다 하는 사회·도덕적 시각으로 판단하기 전에 이들의 전체적 심리와 행동성향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 하면 이들이 성장하여 사회를 이끌어나갈 때 이런 집단성향들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사실 전형적인 밀레니얼과 또 다른 집단심리와 행동성향이 있고, 어찌 보면 기성세대가 가장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집단이기도 하다. 기성세대가 자인들을 이해하여 내놓는 관념과의 소통을 철저히 거부하며 그들이 주도권을 잡고 나가고 싶어 한다. 하이터치 하이컨트롤(high touch&high control:기획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고 내용의 컨트롤이 큰 방법) 소통으로 훈련된 기존 세대에게 가장 어려운 마켓인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