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지난 2005년 실사 등을 통해 국내 재벌 총수 친인척의 미편입 계열사 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한화그룹 등 8개 기업집단이 공정위의 경고조치를 받고 친족 계열사 분리 신고를 했다.
4년이 지난 지금. 그룹 총수의 후광에서 벗어난 친인척 계열사들은 어떻게 생존을 하고 있을까.
본보는 그룹 총수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 생존하고 있는 친인척 회사들의 근황을 시리즈로 연재한다.
2005년 공정위의 기업집단의 친인척의 미편입 계열사 조사 결과 발표 당시 한화그룹이 가장 재계의 시선을 끌었다.
김승연 회장이 친인척의 경영일선 참여에 대해 가장 조심한 인물이였기 때문이다.
당시 한화그룹 미편입 계열사로 거론된 회사는 김 회장의 처남 서수민씨와 서홍민씨가 최대주주로 경영하고 있던 성창철강㈜과 유성철강㈜ 등 4곳이다.
성창철강과 유성철강 등은 이후 미편입친족분리 신고와 회사 명칭을 변경, 한화그룹과 완벽하게 분리되면서 위장계열사 의혹이라는 꼬리표를 떼냈다.
◆코스닥 큰 손으로 등장
한화그룹 위장계열사 의혹이라는 꼬리표를 뗀 서씨 형제는 2년 후 코스닥시장에서 뉴스메이커로 등장했다.
리드코프는 지난 2007년말 기존 최대주주의 보유주식 1032만9450주(37.48%)과 경영권이 디케이마린외 3인에게 양도됐다고 공시했다. 당시 주당 매매가는 4696원.
디케이마린은 2007년 10월 와이즈콘트롤을 통해 우회 상장한 철강업체 디케이앤아이와 연결된 회사다.
디케이마린과 디케이디앤아이를 지배하고 있는 최대주주가 김승연 회장의 처남인 서수민씨와 서홍민씨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리드코프의 최대주주변경 공시는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중견그룹으로 성장
시장 관계자들의 관심은 서씨 형제가 최대주주로 있는 기업집단이 중견그룹 부럽지 않은 모습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서씨 형제가 지배하는 회사는 디케이디앤아이와 리드코프 등 코스닥 상장사 2곳과 스테인레스 후판 제조업체 디케이씨와 디케이씨에스, 선박급유업체 디케이마린, 내륙화물운송업체 일묵로직스, 비료 및 코크스 제조업체 세기 등 비상장 5곳이다.
또 디케이디앤아이는 중국과 싱가포르 벨기에 등에 5곳의 해외법인까지 거느리고 있다.
감사보고서를 보면 7개 기업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9000여억원 수준이며, 벌어들인 순이익도 122억4000만원에 이른다.
서씨 형제가 지배권을 갖고 있는 회사 매출 규모가 지난 2005년 1500여억원 수준에 불과하던 것을 감안하면 4년만에 외형이 6배 가량 커진 것이다.
특히 리드코프가 현재 호남권을 중심으로 주유소 및 일반판매소를 매출처로 하는 대리점업과 목포저유소 저장시설을 활용한 탱크 임대업을 병행하고 있는 등 서씨 형제가 재계의 새로운 얼굴로 떠오르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한화그룹과 서씨 형제가 최대주주인 회사와는 지난 2005년 미편입 계열사로 분리 신고됨에 따라 법적인 문제가 없는 독립된 회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