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나 한부모 가정도 일반 가구보다 수치 높아
서울시민 정신건강 성별·연령·가구별 나눠 대책 세워야
서울시민 중 20대 여성이 우울·불안·스트레스 수준이 가장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인 가구나 한부모 가정도 다른 가구 유형보다 우울·불안·스트레스 수치가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민의 성별·연령·가구별로 정신건강 관련 기관을 재구조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컨트롤타워를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서울여성가족재단이 펴낸 ‘서울시민의 정신건강에 대한 성인지적 분석 및 정책 과제’에 따르면 서울시민의 평균 우울 정도는 5.43점, 불안 정도는 4.06점, 스트레스 정도는 18.12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도 우울, 정상 수준의 불안, 보통의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상태라 할 수 있다.
특히 서울시민 중 20대 여성은 우울·불안·스트레스 수준이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20대 여성의 우울 정도는 7.33점, 불안 정도는 5.76점, 스트레스 수준은 20.06점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재단은 “여성의 불안은 사회 안전에 대한 인식 정도와 관련성을 갖는다”라며 “특히 20~30대 여성들은 다른 집단보다 젠더 폭력, 학대, 불특정 다수 범죄와 관련해 사회적 안전 정도가 낮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여성 응답자들은 우리 사회가 젠더 폭력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인식하는 정도가 2.12점 수준으로 남성(2.67점)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재단은 “어린 자녀가 있는 20·30대 여성 집단에서는 자녀 돌봄으로 인한 부담이 우울, 불안, 스트레스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서울에 사는 남성 중에서는 30대가 우울·불안·스트레스 수준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30대 남성의 우울 정도는 6.1점, 불안 정도는 5.23점, 스트레스 수준은 18점으로 파악됐다. 특히 20·30대 남성 중에는 고정적인 성 역할에 갇혀 상담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에 있어 어려움을 토로하는 경우도 있었다.
가구 유형별로 따져보면 1인 가구나 한부모 가정은 다른 가구 유형보다 우울·불안·스트레스 수치가 높았다. 특히 한부모 가구의 경우 응답자의 56.4%가 경도 이상의 우울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의 49.6%도 우울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부·자녀·기타’의 가구는 49.1%, ‘부부·자녀’는 39.1%, ‘부부’는 35.9%로 우울을 경험했다고 답하며, 우울의 정도가 낮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불안이나 스트레스 수치 역시 한부모와 1인 가구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재단 연구진은 서울시 내 정신건강 관련 기관을 목적에 맞게 재구조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봤다. 연구진은 “서울시민을 일반군·준위험군·위험군으로 구분하고, 준위험군을 대상으로는 성별·생애주기별·집단별 특성에 맞는 서비스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시 정신건강 관련 자원 및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재단은 “정신건강 관련 기관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인지도를 높이는 게 필요하다”라며 “서울시의 정신건강 통합 플랫폼 ‘블루터치’를 알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