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언급 9월 10회서 10월 13회로 늘어
불러드 총재 “내년엔 일반적인 통화정책 가까워질 듯”
카시카리 총재 “내년 어느 시점서 인상 중단할 지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0월 베이지북을 통해 경기침체 우려가 이전보다 늘었음을 시인했다. 연준 위원들은 당분간 공격적인 긴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되풀이하면서도 내년 중으로 긴축을 멈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은 베이지북에서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경제 전망은 더 비관적이었다”며 “일부 지역에선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기업들이 급여 인상을 주저하는 동시에 노동 수요가 냉각되고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밝혔다.
베이지북은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보고한 내용을 바탕으로 연준이 미국 경제 현황을 평가하는 자료로, 9월부터 10월 사이의 현황이 담겼다.
이번 베이지북에서 주목할 점은 ‘경기침체’ 언급 횟수가 늘었다는 점이다. 9월 10차례 언급됐던 경기침체는 이번에 13차례로 늘었다.
일례로 보스턴 연은은 “경기침체 공포가 확산하면서 전망이 더 비관적으로 바뀌었고 한 제조업체는 고용을 동결했다”고 보고했고, 필라델피아 연은은 “경기침체에 관한 이야기가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부분 지역은 경제활동이 지난번보다 완만하게 확장했다고 보고했지만, 4곳은 변화가 없다고 보고했고 2곳은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은 “이들 지역은 높아진 금리와 인플레이션, 공급 차질로 인해 수요가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에 관해서 베이지북은 “일부 연은은 견고한 가격을 지적했고, 또 다른 연은은 소비자 반발에 비용부담 전가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보고했다”며 “향후 예측은 전반적으로 완만한 상승이었다”고 설명했다.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자 연준 위원들은 기준금리를 계속 공격적으로 올리는 대신 내년 중으로 긴축을 멈추자는 의견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금리를 4.5~4.75%로 인상해야 한다”며 “이는 인플레이션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 금리가 3.0~3.25%인 만큼 불러드 총재의 주장은 지금보다 1.5%포인트(p) 더 인상하자는 의미다. 며칠 전 그는 11월에 이어 12월에도 0.75%p 인상인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대신 그는 이날 “2023년엔 일반적인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는 시점에 가까워질 것으로 생각한다”며 “지금의 정책금리는 적정 수준이지만, 2023년에 나올 지표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역시 “근원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다는 분명한 증거를 보게 된다면 연준은 내년 어느 시점에서 금리 인상을 중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한다면 4.5~4.75%에서 금리를 멈추는 것을 왜 지지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할 만큼 공격적인 긴축에 앞장섰던 위원 중 하나다.
한편 내년 초까지는 연준이 더 가파른 금리 인상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BNP파리바는 보고서에서 “연준은 내년 1분기 금리를 5.25%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시장 전망치보다 높고 이에 2분기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