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삼성전자가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어닝쇼크’를 나타낸 데 이어 반도체 업종의 타격이 클 거란 예상이 나온다.아울러 디스플레이, 소프트웨어 업종으로도 경기침체의 하중이 쏠릴 거란 전망이 거세지고 있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추정치를 제시한 코스피 상장사 178곳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205조153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 대비 0.4% 감소한 수치다.
최근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계속 내려가고 있다. 3개월전 222조9881억원에 달했던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1개월 전 215조8213억 원, 전날 기준 205조 원대로 줄었다. 3개월 사이 7.99% 급감한 것이다.
상장사 163곳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총 43조9067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달 전 전망치 대비 11.0%, 3개월 전 전망치 대비 18.4% 낮아진 수치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55조6091억 원) 대비해서는 21% 감소해 1년여 전보다 크게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상장사 163곳 중 52.1%(85곳)가 3개월 전 대비 영업이익 추정치를 낮춰 잡았다. 절반이 넘는 곳에 대해 증권사들이 기대감을 낮춘 모습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소비가 둔화하고 금리 급등세로 기업들의 이자 비용 부담도 오르면서 실적 악영향이 커지는 모양새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2023년 이익률 전망이 2022년보다 빠르게 내려오고 있음을 감안하면 3분기 실적시즌은 감익 전망 속에서 시작할 것”이라며 “코스피 영업이익률은 올해 7%, 내년 기준 6% 내려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미국내 소비가 둔화되는 점도 이익 하향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김종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년간 국내 기업의 하반기 실적 호조를 이끌었던 미국의 연말 소비가 전년 대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연간 실적 불확실성도 증가하고, 추가적인 이익 하향 조정 가능성도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반도체 중심의 본격적인 추정치 하향이 시작됐다는 의견이 속속 나온다. 앞서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 연결 매출액이 76조 원, 영업이익은 10조8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시장 기대치 대비 각각 2.95%, 9.00% 하회한 수치다.
반도체 업종 전반의 기대감도 삼성전자의 ‘어닝쇼크‘를 시작으로 대폭 낮아지고 있다. 국내 반도체 업종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63조 원으로 한달 전 대비 9.8% 하락, 업종들 가운데 낙폭이 가장 컸다.
증권가는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익 전망치를 3개월 전 4조1018억 원에서 최근 2조2436억 원으로 1조8582억 원을 낮춰 잡았다. 한미반도체(-0.1%)도 영업이익 전망치가 낮아졌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시즌과 달리 3분기에는 가이던스가 보수적일 것”이라며 “반도체 중심의 본격적인 추정치 하향이 시작됐다. 내년 초까지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약 -15% 추가 하향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코스피 지수 급락으로 인한 거래량 급감의 영향을 받은 증권 업종도 추정치가 조정됐다. 국내 증권 업종의 올해 연간 영업익 전망치는 한달 전 7조9670억 원에서 최근 7조5920억 원으로 4.7% 하락했다.
이외에도 한달 전 대비 IT하드웨어(-7.4%), 에너지(-5.2%) 업종의 영업이익 하락률이 컸다. 디스플레이 업종은 적자전환, 조선과 유틸리티 업종은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예측됐다.
김 연구원은 “결국 이익률이 빠르게 내려갈 쪽과 잘 지켜낼 쪽을 가려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프트웨어 등 IT와 철강, 화학 등 경기민감 업종의 이익률 전망이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