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대형저축은행들이 일제히 수신금리를 올렸다.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 저축은행은 이날부터 '뱅뱅뱅 회전정기예금'과 '크크크 회전정기예금' 금리를 최고 연 6.00%까지 올렸다.
이는 79개 저축은행은 물론 시중은행을 통틀어 가장높다. 저축은행권에서 6%대 정기예금이 등장한 것은 13일 예가람저축은행이 연 5.15%를 제공하는 'e-정기예금'을 내놓으면서 금리 5%대 예금이 나온 지 6일 만이다. 이날 기준 79개 저축은행 정기예금의 평균 금리는 연 4.95%까지 올랐다.
OK저축은행은 'OK E-플러스 정기예금'의 우대금리를 기존 1.25%포인트에서 2.5%포인트로 인상했다. 기본금리 연 3.0%에 우대금리 2.5%(1년 만기)를 더해 최고 연 5.5%(세전)의 금리를 제공한다. 웰컴저축은행도 정기예금 금리를 최고 연 5.35%까지 인상했다.
신한, 하나,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가 연 5.0%에 육박하자 부랴부랴 금리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금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 금리 속도도 빨리지고 있다. 지난해 7월 말 연 2%대에서 올해 6월 연 3%대 진입까지 약 11개월이 걸렸다. 이후 4개월 만에 연 4%대를 넘어섰다. 최근 일주일 사이에는 0.81%포인트나 뛰었다.
문제는 금리인상으로 인한 후폭풍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가 가파르게 오른 상황에서 자칫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법정최고금리가 제한된 상황에서 수신금리 인상은 부담스럽지만 금리에 민감해진 고객들이 시중은행으로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 울며겨자 먹기로 올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저축은행 수익성 뿐만 아니라 자칫 취약계층에 까지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무리한 수신금리 인상은 저신용자에 대한 여신(대출) 규모의 축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은 은행채 등 자금 조달 방법이 다양한 시중은행과 달리 예·적금으로 수신고를 확보해야 한다. 시중은행이 금리를 올려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하면 조달에 문제가 생긴다.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자금줄이 막히는 구조다.
수신금리 인상으로 조달비용이 올라가면 여신 금리 상한선도 함께 올라간다. 법정 이자율이 연 20% 이하로 고정되면서 고위험대출자 보다는 부실 가능성이 적은 고신용자 위주로 대출을 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 저축은행 업계 내부에서는 저신용자를 중심으로 대출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저축은행이 여신을 축소할 경우 취약자추들이 직격탄을 맞는다. 올 들어 대부업도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진입장벽을 높이고 있다.
금감원의 '2021년 하반기 대부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부업계의 신용대출 잔액은 2019년 12월말 8조9109억원에서 지난 연말 7조298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담보대출 잔액은 7조61억 원에서 7조6131억 원으로 늘었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담보대출 위주로 영업 전략을 바꾸면서 저신용자 대출 취급을 줄이고 있다.
2금융권 관계자는 "2금융권에서 여신 규모를 줄이면 결국 돈 빌릴 곳이 없는 취약차주들이 불법 사금융에 손을 벌리는 악순환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