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대 후반으로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구소는 18일 '2023년 경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국내경제는 지정학적 리스크, 정책적 리스크, 구조변화 리스크 등이 맞물리는 가운데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파급효과가 본격화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연구소는 올해 경제 성장률은 2.6%(추정)로 회복세가 약화되는 모습을 나타낼 것으로 봤다. 내년에는 고물가·고금리의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확대되며 성장 둔화가 본격화되면서 경제 성장률은 1.8%로 큰 폭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소비는 서비스 소비 여력 및 해외여행 증가 등에 힘입어 회복세는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가계의 실질 구매력 감소, 부채부담 증가, 자산 가격 하락 등이 제약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증가율은 2.2%(2022년 4.1% 추정)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투자는 건설자재가격 상승세 진정과 선행지표(건설수주 및 건축허가) 개선으로 회복세가 예상되지만, 부동산 경기 위축, SOC 예산 감소, 자본조달비용 상승 등을 감안할 때 증가율은 1.4%(2022년 –1.6% 추정)에 그칠 것으로 판단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경기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자본조달비용 상승, 경제 불확실성 확대 등의 영향으로 IT 제조업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지연되며 역성장 흐름(2022년: –4.3% → 2023년: –0.2%)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통관 기준)의 경우 글로벌 성장 둔화 흐름 속에 반도체를 비롯한 주력 수출품목들의 단가 하락,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 등의 영향으로 큰 폭으로 둔화되면서 증가율은 마이너스로 전환(2022년: 8.5% → 2023년: –0.6%)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안정 및 경기하방 압력 등으로 점차 둔화되겠으나, 러시아발 원자재 수급불안, 서비스 가격의 하방경직성,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을 감안할 때 고물가 흐름(2022년: 5.3% → 2023년: 3.5%)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추가금리 인상…기준금리 3.75% 예상
연구소는 물가·환율 안정의 필요성 등을 감안할 때 내년에도 추가 금리인상(최종 기준금리 3.75% 예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대내외 추가 금리인상이 상반기에 종료되고, 글로벌 경기가 하강 국면을 나타내면서 시중금리(국고3년(평균): 2023년 상반기 4.08% → 하반기 3.88%)는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장단기 금리차 역전 현상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단기금리는 내년 1분기에 기준금리 고점을 확인한 이후 변동성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장기금리의 경우에는 경기침체 우려 속에 낙폭이 확대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원/달러 환율의 경우에도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 기대 속에 무역적자 개선, 양호한 대외 신용 등을 감안할 때 상고하저 흐름(원/달러 환율(평균): 2023년 상반기 1400원 → 하반기 1340원)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대내외 불안요인들이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 위험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부동산 시장의 경우 금리 급등으로 부채상환 부담이 증대되고, 매수심리 위축도 지속되면서 가격 하락세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서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금융여건 악화 속에 과거와 달리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동조화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어 낙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