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제품 전문기업인 푸르밀이 내달 사업을 종료한다. 유제품 위주의 사업구조가 경쟁력을 잃은 데다가 올해 매각 시도가 불발된 데 따른 영향이다.
1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푸르밀은 최근 전 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사업 종료와 정리해고를 통지했다. 정리해고 대상은 푸르밀 임직원 약 406명이다. 시점은 다음 달 30일이다.
푸르밀은 메일을 통해 "4년 이상 매출 감소와 적자가 누적돼 내부 자구노력으로 회사 자산의 담보 제공 등 특단의 대책을 찾아봤다"며 "하지만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돼 부득이하게 사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초 50일 전까지 해고 통보해야 하나 불가피한 사정에 따라 정리 해고를 결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1978년 설립된 롯데우유를 모태로 한 푸르밀은 2007년 롯데그룹에서 분사하며 사명을 바꿨다.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푸르밀은 비피더스, 가나초코우유 등 여러 히트작을 내놓았다. 여러 제품이 성공하면서 푸르밀의 연간 매출은 3000억 원에 달했다.
하지만 경쟁사들과 달리 유제품 의존도가 높은 사업 구조를 바꾸지 못하면서 푸르밀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8년 고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넷째 동생인 신준호 회장과 차남인 신동환 대표가 공동대표에 취임했지만 반등에 실패했다. 작년 기준 푸르밀의 영업손실액은 123억 원으로 2018년 15억 대비 8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에는 LG생활건강과의 인수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LG생활건강은 지난달 공시를 통해 푸르밀 인수 철회를 공식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