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판을 벌였다'는 보도를 한 언론사 3개 곳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가 2개사에 대한 소를 취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함께 소송을 냈던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소도 취하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 씨는 올해 1월 A 통신사와 부산에 있는 B 신문사, C 경제TV,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을 상대로 4억6000만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재판장 서보민 부장판사)는 올해 10월 해당 소송의 1차 변론을 진행했다.
2016년 A 통신사는 최 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 비선실세로 지목됐을 당시 "최순실 씨가 2015년 봄까지 한 무속인 신당(神堂)을 수차례 찾아 한 번에 200만∼300만 원짜리 굿을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B 신문사와 C 경제TV는 관련 기사를 추종보도 했다.
최 씨는 무속인 신당을 찾아 굿을 벌인 적 없다며 해당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발했다. 특히 자신이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A 통신사가 보도 과정에서 당사자나 변호사, 가족 등에게 전화나 이메일을 보내 관련 증언이 사실인지 확인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무속 신앙과 관련이 없는데도 일방적인 주장을 보도했다는 입장이다.
최 씨 측은 1차 변론에 앞서 B 신문사와 C 경제TV에 대한 소를 취하했다. B 신문사는 부산에 있어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이 어려워 향후 추가로 법적인 절차를 밟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C 경제TV는 해당 기사에 대한 정정보도를 내 소를 취하했다고 한다.
최 씨 법률대리인인 이동환 변호사는 "A 통신사는 근거 자료를 제출하고 있지 않다"며 "재판부에 취재 자료를 내겠다고 하는데 무엇 하나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언론사와 함께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 등 여ㆍ야 정치인에 대해서도 소송을 냈다. 송 전 대표와 유 전 의원이 자신과 무속 신앙과 연관 지어 허위사실을 적시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유 전 의원도 지역상의 이유로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이 어렵다고 판단해 소를 취하했다. 사과나 유감 표명 등이 없을 경우 B 신문사와 마찬가지로 법적 대응은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송 전 대표는 지난해 10월 당시 국민의힘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손바닥에 쓰인 '왕'(王)자 논란을 두고 "이러다가 최순실 시대로 다시 돌아가는 것 아니냐"며 "주술에 의거한 것인지, '왕'자를 써서 부적처럼 들고나오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도 "윤석열 후보는 누구 말을 듣고 손바닥에 '왕'을 쓰고 나왔는지 밝히라"며 "과거 오방색 타령하던 최순실 같은 사람과 윤 후보님은 무엇이 다르냐"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