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에 얼어붙은 펀드시장…MMF 3달만 16조 유출

입력 2022-10-16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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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가운데 10년만에 기준금리 3% 시대가 열리자 자산운용사들의 펀드 자금 유출세가 깊어지고 있다. 단기 금융시장에서 자금 공급 역할을 해온 머니마켓펀드(MMF)에서만 3개월간 약 16조 원이 빠져나가면서 단기 유동성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16일 에프앤가이드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초단기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 총 118개의 설정액은 약 92조 원으로, 최근 1개월 새 8.7%(약 8조8500억 원)가 빠져나갔다. 최근 3개월 전과 대비해선 15.0%(16조3000억 원), 6개월 전과 대비해선 29.8%(39조2000원)가 유출됐다.

MMF는 만기가 짧은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는 펀드로, 언제든 환매가 가능해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일 때 자금을 보관해 두는 대기성 자금으로 꼽힌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자금이 유출된다는 것은 유동성 위기 우려로 현금 확보 수요가 늘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동안 증시 MMF에는 상승기에서 재투자를 노리거나 변동성이 심한 장세에서 투자를 미루고 관망하는 대기자금이 몰리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금리가 급등하면서 기업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경영 환경에선 사업 운영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현금을 인출했을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MMF는 운용대상 자산 및 만기가 제한되어 상대적으로 단기 금융상품의 편입비중이 높다”며 “MMF 시장의 위축은 단기금융시장의 유동성 공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상승으로 조달이 어려워지는 경우 일반회사들의 단기자금 조달이 빠르게 상승한다”며 “올해 금리의 꾸준한 상승과 부동산 금융 불안이 전형적인 연말 단기 자금 시장 불안을 확대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채권형 펀드도 자금 유출세가 깊어지고 있다. 국내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28조9736억 원(295개)으로, 최근 1주일 새 5138억 원 감소했다. 6개월전과 대비해서는 1조7797억 원 줄어든 수치다. 특히 초단기 채권에서 1주일 새 3462억 원이 빠져나가는 등 유출폭이 컸다. 초단기 채권은 6개월전 대비해선 1조6333억 원 줄었다. 일반 채권도 6개월전 대비 10조702억 원이 유출됐다.

지난 7월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도입된 퇴직연금도 이달 구체적인 상품 승인을 앞두고 대거 자금이 유출됐다. 최근 한달 동안 1967억 원이 빠져나갔다.

얼어붙은 기업공개(IPO) 시장의 여파로 공모주펀드에서도 한달새 2672억 원이 유출됐다. 6개월전과 대비해선 1조9408억 원이 빠져나갔다.

펀드 상품들의 수익률도 일제히 초토화되고 있다. MMF펀드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펀드 상품 수익률에 ‘빨간불’이 켜졌다.

올해 들어 전체 국내 주식형 펀드(957개)의 수익률은 -29.76%로 집계됐다. 올해 국내 채권형 펀드(295개)의 수익률은 -3.21%다. 해외주식형 펀드(929개)의 수익률은 -23.55%, 해외채권형 펀드(197개)의 수익률은 -9.0%로 파악됐다. 특히 러시아주식(-56.6%), 신흥유럽주식(-38.6%) 펀드의 수익률이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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