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교통 활성화에 상인 반색…일부 반대 의견도
서대문구 “대중교통지구 해제도 추진할 것”
14일 오후 2시께 서울시 서대문구 연세로에서 만난 이승희(가명·22) 씨는 “원래 금요일 낮이 되면 버스도 못 들어와서 매번 역에서 걸어왔었다”며 “학교 끝나고 친구들이랑 자주 놀아야겠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서울 신촌 연세로의 ‘차 없는 거리’가 8년 만에 운영이 종료됐다. 해당 거리는 연세로 550m와 신촌 명물 거리 450m 구간으로, 지난 2014년 서울시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됐다. 이에 평일에는 버스 같은 대중교통만 통행할 수 있고, 매주 금요일 오후 2시부터 일요일 오후 10시까지는 모든 차량이 통제됐었다.
서대문구는 올해 7월부터 신촌 상권 활성화를 목표로 차 없는 거리 운영 종료를 추진해왔다. 앞으로 구는 연세로에 대규모 축제 열리는 등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만 차 없는 거리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신촌 일대 인근 상인들은 상권 활성화와 접근성 개선 등의 이유로 차 없는 거리 폐지를 주장해왔다. 실제로 지난 8월 구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상인 258명 중 173명인 67.1%가 차량 통행 허용에 찬성했다. 명물 거리 구간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 씨는 “앞으로 신촌으로 오는 길이 더 편해지면 손님들도 많아질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제 주차공간도 신경쓰려 한다”고 말했다.
반면 환경 단체들과 연세대·이화여대 학생들은 차 없는 거리가 지속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들은 △보행자 안전 위협 △교통 체증 유발 △환경 오염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이민호 서울환경연합 기후에너지팀장은 “차 없는 거리 확대는 세계적인 흐름이다”라며 “도시의 주인은 자동차가 아닌 시민이 돼야 하며 더 많은 차 없는 거리와 대중교통전용지구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르면 11월 연세로에 택시 등 일반 차량도 오갈 수 있는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와 관련해서도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대중교통전용지구가 해제되면 택시는 물론 일반 차량의 통행도 가능해진다. 현재 구는 신촌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를 위해 서울시 경찰청 심의 인증을 받았고, 서울시에 관련 고시를 요청한 상황이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시는 전문가와 주민 의견을 수렴해 고시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이르면 11월 초에는 결정이 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