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그대들을 ‘모부’라 부르리, 생계 책임지는 딸의 혁명 ‘가녀장의 시대’

입력 2022-10-1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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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녀장의 시대' 책표지 (교보문고)
▲'가녀장의 시대' 책표지 (교보문고)

그대들을 ‘모부’라 부르리, 생계 책임지는 딸의 혁명 ‘가녀장의 시대’

“생계를 책임지며 세계를 뒤집어엎는 딸들의 이름”, 이슬아 작가의 장편소설 ‘가녀장의 시대’가 정의하는 ‘가녀장’(家女長)이다. 태어나 가장 먼저 배운 말이 ‘할아버지’일 정도로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태어난 주인공 슬아는 장차 생계를 책임지는 가녀장으로 성장하고, 집안의 주도권을 잡아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가족 내 혁명을 일으킨다. “언어란 질서이자 권위이기 때문”이라고 정의하는 주인공이 부모를 ‘모부’라고 표현하는 건,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는 아주 소소한 변화 중 하나일 뿐이다. 물론 모든 게 평화롭지만은 않다. 슬아는 가녀장으로서 새로운 고민과 맞닥뜨린다. 저자는 작가의 말을 통해 “작은 책 한 권이 가부장제의 대안이 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저 무수한 저항 중 하나의 사례가 되면 좋겠다”고 썼다. 이메일 구독 형식으로 독자와의 접점을 좁힌 ‘일간 이슬아’, 상대와 편지를 주고받는 형식으로 완성한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 등의 작품으로 이름을 알리며 가부장제 사회에 강력한 문제의식을 제기해온 이슬아 작가의 감수성이 완연히 담겼다.

인류는 우주에 대해 어디까지 알고 있을까 ‘마지막 지평선’
우주의 나이는 138억 년, 별과 은하로 가득한 곳…. 우주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리는 그에 대해 얼마나 자세히 설명할 수 있을까? 천체물리학을 전공하고 ‘별 너머의 어둠’ 등 10여 권의 대중 과학서를 집필한 이탈리아 출신 석학 아메데오 발비의 신간 ‘마지막 지평선’은 우주에 관한 인류의 인식이 시작된 시점부터 각종 관련 이론이 파생돼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물 흐르듯 정리한다. 천체물리학계가 빅뱅이라는 정의를 수용하게 된 과정, 저자가 초창기 우주를 이미지로 재구성하던 중 예상치 못한 파동을 관측하게 된 일, 우주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했지만 그 존재에 대해 얼마만큼 알고 있는지 명확히 정의하기는 어렵다는 한계점을 느끼게 된 때의 경험까지 성심껏 설명한다. 추천사를 쓴 황호성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실제 학계에서 활동하는 학자가 아니면 다룰 수 없을 만큼 전문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서 일반적인 대중 과학서와는 확실히 그 깊이가 다르다”고 언급했다. 우수한 우주 관련 서적에 목말라 있다면 놓치지 않아야 할 책이다. 저자 아메데오 발비는 이 책으로 지난해 이탈리아 과학 저술상인 아시모프상을 수상했다.

2040년에는 솔로가 일본 인구의 절반을 차지한다 '솔로 사회가 온다'
"다음 그래프를 보시면, 2040년에는 독신 인구가 47%를 차지하게 됩니다" 도표를 보여주며 이야기를 시작하는 '솔로 사회가 온다'는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독신 현상을 구체적인 수치로 주목하고 그 배경의 맥락을 짚어낸다. 일본 남성 중 300만 명은 결혼 상대를 찾을 수 없게 되고,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만나는 '연애 동질혼'이 전체 결혼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등의 현상은 국내 여건과도 유사한 지점이 있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같은 현상에 주목하는 저자 아라카와 가즈히사는 "개인화하는 사회는 결코 절망적인 미래가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각자에 맞는 새로운 공동체를 구축해나가야 한다"고 썼다. 일본의 독신 현상에 대해 연구하고 글을 써온 아라카와 가즈히사, 동일본국제대학교 교수로 근무 중인 뇌과학자 나카노 노부코가 2019년 '솔로 사회가 온다'의 북토크 당시 나눴던 대담을 책으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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