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밀 자급률에 대체하기 위해 가루쌀(분질미) 재배가 내년부터 본격화한다. 정부는 전문 생산단지를 2000㏊ 규모로 지정하고, 다양한 지원을 통해 규모를 늘려갈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내년 가루쌀 생산단지 39곳을 최종 선정했다고 10일 밝혔다.
가루쌀은 물에 불리지 않고 바로 빻아 가루로 만들 수 있는 쌀로, 밀가루 대체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 작물이다. 또 쌀 공급 과잉 문제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기대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올해 6월 마련한 '가루쌀을 활용한 쌀 가공산업 활성화 대책'에 따라 내년부터 생산단지를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내년 39곳을 시작으로 2024년에는 100곳, 2025년 150곳, 2026년에는 200곳까지 생산단지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내년 생산단지 모집에는 당초 목표였던 2000㏊를 약 1.6배 넘긴 3300㏊가 접수됐고, 규모화된 농업법인의 신청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별로는 전북이 18곳으로 가장 많았고 전남 13곳, 충남 6곳, 경남 2곳 등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39곳 가운데 27곳이 밀 재배단지로 가루쌀은 일반쌀과 달리 6월 말 늦이앙이 가능해 밀과 재배 적합성이 높기 때문"이라며 "또 내년부터 가루쌀을 밀, 혹은 동계 조사료와 이모작할 경우 1㏊당 250만 원의 전략작물직불이 지원되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이번에 지정한 생산단지가 가루쌀을 안정적으로 재배할 수 있도록 교육과 컨설팅을 제공하고 단지당 최대 5억 원 규모의 시설·장비 등을 지원한다.
또 단지에서 생산하는 가루쌀을 전량 공공비축미로 매입하고, 가루쌀만 재배하는 경우에는 ha당 100만 원의 전략작물직불금을 지원한다.
김보람 농식품부 식량산업과장은 "이번 생산단지 선정을 통해 가루쌀 재배를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며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구축해 앞으로 가루쌀 생산단지를 200개소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