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ㆍLG전자 3분기 ‘어닝 쇼크’…4분기 불확실성 더 커진 이유

입력 2022-10-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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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불황에 영업益 급감
LG전자, 생활가전 수요 감소로 실적↓
불확실성 커 4분기 실적전망 ‘빨간불’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삼성전자 깃발(사진 왼쪽)과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입구에 설치된 LG 깃발 (뉴시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삼성전자 깃발(사진 왼쪽)과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입구에 설치된 LG 깃발 (뉴시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경영환경 악화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이는 한편, 갖가지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4분기 실적 전망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최근 발표한 3분기 잠정실적에서 연결기준 매출은 76조 원, 영업이익은 10조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3% 증가하며 5개 분기 연속 70조 원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문제는 영업이익.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31.7%나 하락했다.

3분기 실적 부진의 배경에는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의 업황 둔화가 존재한다. 사업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대표적인 현금 창출원이었던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의 업황 둔화가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3분기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이 6조 원에서 7조 원 사이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분기 DS 부문의 영업이익이 9조9800억 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약 30% 급감한 규모다.

업황이 악화하자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도 대만의 파운드리 업체 TSMC에 내줬다. 금융투자업계는 대만 TSMC의 3분기 매출은 우리 돈 약 27조5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48%나 증가했다. 삼성전자 DS 부문 매출 추정치인 25조 원보다 10% 가까이 많다.

LG전자 역시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거둬들였다.

LG전자가 지난 7일 공시한 3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21조1714억 원, 영업이익은 7466억 원으로 집계됐다. 수치상으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4.0%, 25.1% 증가한 규모다.

그러나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은 지난해 3분기 미국 제너럴 모터스(GM) 전기차 관련 충당금이 반영된 데 따른 기저 효과다. 당시 리콜 비용으로 4800억 원 규모의 대손 충당금이 반영됐던 것을 고려하면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감소했다. 증권사 전망치였던 8685억 원보다도 1000억 원 이상 낮다.

재계에서는 LG전자의 주력 제품인 TV 등 생활가전 판매 감소가 실적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지면서 LG전자의 TV사업(HE사업본부)과 생활 가전(H&A사업본부) 모두 수요 둔화를 겪은 것. 여기에 인플레이션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부담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것도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VS(자동차 전장)사업부가 9년 만에 흑자를 기록한 점이다. LG전자의 전체 매출에서 전장 사업 비중은 10% 정도지만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VS 사업이 올해 연간 1000억 원 이상의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이 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테크 데이 2022'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이 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테크 데이 2022'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4분기에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실적은 부정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는 9조9842억 원으로 10조 원을 밑돌 것으로 전망됐다. LG전자의 영업이익도 8343억 원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향후 경기 상황을 고려할 때 이런 전망치를 더 밑돌 가능성도 크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는 반도체 기술 경쟁력 강화를 통해 활로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에서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 공정을 도입한다는 로드맵을 발표하는 등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노력 중이다.

메모리 분야에서도 초격차 전략으로 시장 주도권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미국에서 열린 ‘삼성 테크 데이’를 통해 "5세대 10나노급 D램을 내년 양산하고, 2024년 9세대 V낸드를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당시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수요 감소에 따른 감산 여부를 묻는 말에 “현재 감산은 논의하고 있지 않다”며 “우리는 당장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예정된 경로를 손쉽게 바꾸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HE 사업본부는 세계 최초 97형 올레드 TV와 게이밍 전용 벤더블 올레드 TV인 ‘LG 올레드 플렉스’ 등을 앞세워 매출 증가를 이끌 계획이다.

최근 외부 TV 업체에 공급 중인 독자 소프트웨어 플랫폼 ‘웹 OS’를 업그레이드한 ‘웹 OS 허브’를 새롭게 출시하는 등 웹 OS를 통해서도 콘텐츠와 광고 수익을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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