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비 인상과 수요 회복이 맞물리면서 외식 물가가 30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9월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외식 품목은 대표적인 서민음식인 '햄버거'로 나타났다. 치킨, 자장면, 삼겹살 등 서민들이 즐겨 찾는 음식들도 큰 폭으로 오른 상황에서 최근 전기·가스요금 인상 등으로 외식비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투데이가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지수는 112.80(2020=100)으로 전년 대비 9.0%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5.6%)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1992년 7월(9.0%) 이후 3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 폭이다.
39개의 외식 품목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해 모두 상승했다. 외식 품목 중 가격이 가장 크게 뛰어오른 품목은 햄버거로, 전년 대비 13.5% 올랐다. 올해 들어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원재료 인상 등을 이유로 가격을 인상한 영향이다.
맥도날드는 지난 2월 30개 메뉴 가격을 100~300원씩 인상한 데 이어 8월부터는 제품가격을 평균 4.8% 추가로 올렸다. 지난 1월 33개 제품 가격을 평균 2.9% 올렸던 버거킹도 7월에는 평균 4.5% 추가로 가격을 인상했고, 롯데리아도 지난해 12월과 올해 6월 각각 평균 4.1%, 5.5%씩 가격을 올렸다.
갈비탕 가격도 1년 전보다 12.9% 오르면서 상승 폭이 컸다. 갈비탕의 주재료인 쇠고기 가격이 오른 데다가 전기·가스요금 또한 인상됐기 때문이다. 김밥(12.9%), 자장면(12.2%), 해장국(12.1%), 떡볶이(11.7%) 등 대표적인 서민 음식들도 큰 폭으로 상승했고, 국민들이 즐겨 먹는 치킨 가격도 닭고기, 식용유 가격 등의 강세로 지난해보다 10.7% 뛰어올랐다. 밀가루 가격이 오르면서 칼국수(11.5%), 짬뽕(10.8%) 등의 면류 가격도 올랐고, 직장인이 자주 찾는 된장찌개 백반(9.4%), 김치찌개 백반(8.9%) 가격의 오름세도 컸다.
최근 유가 하락 등으로 상승률이 둔화하고 있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달리 외식 물가는 상승 폭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그동안 오름세가 컸던 농·축·수산물 가격의 상승세가 누적돼 재료비 전반에 영향을 줬고,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도 인상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5.6% 올라 전월(5.7%)에 이어 두 달째 상승세가 주춤했지만, 외식 물가 지수는 7월(8.4%), 8월(8.8%), 그리고 9월(9.0%)까지 상승 폭이 커지고 있다.
외식 가격의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번 오른 외식 물가는 좀처럼 내리지 않는 경향을 보이는 데다가 10월 들어 전기와 도시가스 등 공공요금이 인상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10월 공공요금 인상에 따라 전년 같은 달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3%포인트(p)가량 추가 상승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